갑자기 늘어난 주름..30년전 내가 한 행동 때문이라는데

이병문 2022. 9. 20. 2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름동안 피부에 멜라닌 색소 증가한 상태
가을에 자외선 노출되면 기미·주근깨 늘어
비타민D는 햇빛을 직접 쬐어야 만들어져
골다공증·구루병 예방하고 암 발병도 낮춰
비타민D 생성에 하루 30분 햇볕보면 충분
야외운동·나들이 때 선크림 꼼꼼히 발라야
피부 보면 간·담낭·췌장 등 건강 알 수 있어
햇빛에 의한 피부손상은 30년 뒤에 나타나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는 23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秋分)이다. 추분이 지나면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고 자외선 강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가을 햇볕은 곡식과 과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소중하다. 이 때문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는 '가을날'이라는 시에서 "마지막 과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십시오. 그들을 완숙하게 하여 마지막 단맛이 진한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읊었다.

우리 인간도 가을 햇볕을 쬐며 하루 30분만 걸어도 노출된 팔다리를 통해 어느 정도 필요한 비타민D가 우리 신체 내에서 합성된다. 한낮의 햇빛은 뜨겁고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10~20분이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타민D는 골다공증, 골연화증, 구루병 등을 예방하고 각종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일부 암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 비타민D는 자외선B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자외선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는 만큼 반드시 실외에서 직접 볕을 쬐어야만 생성된다.

그러나 가을 햇볕의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피부에 악영향을 준다. 이상준 아름나라피부과 원장(전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피부는 여름 기간 동안 멜라닌 색소가 이미 증가한 상태로 가을철 적은 양의 자외선 노출에도 기미와 주근깨 등 색소 질환이 두드러질 수 있다. 또 가을로 접어들면서 여름철보다 상대적으로 약해진 자외선 때문에 피부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워 색소질환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봄볕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보다 딸을 더 아끼고 위한다는 뜻이지만, 봄볕이 가을볕보다 얼굴 피부가 더 상할 염려가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봄과 가을에 자외선량이 다르지 않지만 겨울 내내 볕을 많이 쬐지 않은 피부는 봄 자외선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가을볕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가을은 야외 나들이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자외선을 많이 쬘수록 피부는 멜라닌 색소 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나 색소질환이 생기고 콜라겐이 파괴돼 주름이 많아진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선크림)를 발라줘야 한다.

이 원장은 "자외선A가 콜라겐과 같은 탄력 물질을 파괴해 결국 잔주름,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 노화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얼굴 피부만큼은 자외선A·B를 동시에 차단하는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며 "외출 30분 전 SPF20 이상에 PA+++인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기초화장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유분이 많은 크림을 발라서는 안 된다. 유분이 많은 화장품이 자외선 흡수를 촉진시켜서 자외선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멜라닌 색소 침착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취침 전에만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피부에 막이 생길 정도로 양껏 발라야 효과가 나타난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는 피부 피지선과 한선(汗腺) 활동이 위축되면서 피부는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여기에다 대기의 수분 함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피부는 수분이 매우 부족해져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잔주름이 생기고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등 피부가 늙는 노화 현상이 나타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skin)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피부 표면적은 어른 남성의 경우 1.9㎡, 여자는 1.6㎡를 차지하고 있다.

피부는 끊임없이 벗겨지고 4주마다 완전히 새 피부로 바뀌어서 사람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완전 방수로 된 천연가죽 옷을 평균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입는다. 한 사람이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평생 벗어버리는 피부의 무게는 약 48kg으로 1000번 정도를 새로 갈아입게 된다.

피부는 줄기세포로 만들어진다. 집 외벽을 덮고 있는 페인트가 여려 겹으로 칠해져 있듯이 피부도 여러 층으로 돼 있다. 피부는 표피·진피·피하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바깥 층은 표피라고 불리며 감각 섬유가 없어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표피 아래에는 진피가 있다. 진피에는 발톱으로 살짝 긁었을 때 통증을 곧바로 느끼는 섬유가 있다. 진피 아래쪽에는 피하조직이 있으며 이곳에는 모낭(毛囊·털주머니), 한선(汗腺·땀샘), 지선(脂腺·기름샘), 유선(乳腺·젖샘) 등의 선조직이 있다.

피부는 부위와 그 특징에 따라 수장(手掌·palmar skin) 피부와 그 밖의 피부로 나뉜다. 수장 피부는 손바닥·발바닥·발가락의 표면을 감싸고 있고 이곳에는 털이 없으며 각각 다른 고유의 지문이 있고 지문의 선은 규칙적으로 나열돼 있다. 피부의 주된 기능은 방패와 같이 병균 침입과 외부 충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 병원균이 우리 몸 안에 들어로는 경로는 폐, 장, 피부 등 세 가지인데 피부가 가장 넓어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있다.

피부는 많은 질환이 유발되는 곳이다. 피부암을 비롯해 무좀, 농가진, 습진, 건선, 비듬, 두드러기 등 피부와 관련된 질환이다. 무좀은 진균 감염에 의해 대부분 발가락·손가락 피부에 생기며 농가진은 어린이들에게 주로 발생하고 전염성이 높다.

이 때문에 피부도 관리가 필요하다. 수분과 유분이 많고 적음에 따라 건성피부·중성피부·지성피부로 나뉘며 관리 방법이 다르다.

건성피부는 수분도 부족하지만 피지 분비가 적은 피부를 말한다. 피지는 피부의 수분 증발을 막고 피부를 윤기 있게 만들어주는 성분으로 과다해도 문제지만 부족하면 수분 증발을 더 가속화시킨다. 따라서 건조한 가을부터 건성피부의 보습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먼저 과도한 클렌징을 자제해야 한다. 세정력이 강한 비누보다 보습 성분이 함유돼 있는 세안 전용 세안제로 바꾼다. 뜨거운 물은 피부 수분을 빼앗아가므로 미지근한 물로 씻는다. 중성피부는 수분과 유분이 적당히 있는 피부지만 가을처럼 건조한 계절에는 건조함을 띠게 된다. 피지선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중성피부는 수분과 유분을 적절히 공급하되 너무 유분이 지나치면 얼굴에 뾰루지 등 트러블이 나기 쉽다. 따라서 평소 사용하는 수분 로션을 발라준 후 유분과 수분이 적당히 배합돼 있는 에멀전을 사용하면 좋다.

지성피부는 피지 분비가 많기 때문에 각질 자체가 자연스럽게 탈락하지 못하고 피지에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성피부는 스팀타월을 얼굴에 얹어 각질을 부드럽게 만든 다음 피부 타입에 맞는 스크럽을 눈 주변을 피해 바르고 살살 문질러 각질을 제거한 후 미지근한 물로 헹궈주고, 각질을 제거한 후에는 피부가 다소 건조해지므로 수분로션과 에센스를 발라준다.

그러나 피부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노화된다. 특히 피부는 햇빛(자외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신체 부위여서 평소 피부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 피부 노화의 대표적 증거는 주름살이다. 주름살은 피부암·기미와 함께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징표다. 이 주름살은 햇빛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발생했다는 게 일반적인 학설이다.

햇빛에 의한 노화 손상은 일반적으로 30년 뒤에 나타난다. 내 몸 사용설명서(저자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공저)는 "20대에 입은 손상은 50대가 돼서 비로소 주름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에 사춘기 때부터 피부 관리와 함께 선크림을 사용해야 중년 이후 피부 노화를 예방할 수있다"고 강조한다. 피부 노화를 막으려면 선크림을 자주 바르고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피부에 수분이 공급돼야 건강하게 유지된다.

피부는 세월의 역정이 묻어나지만 건강을 상징한다. 일본 야마무라 신이치로 박사('얼굴을 보면 병이 보인다'의 저자)는 "피부색은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병에 걸리면 여느 때와 달리 다르게 변한다. 얼굴 피부, 눈, 입술, 손발톱의 색이 변하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불그스름한 피부는 심장을 비롯한 순환기, 호흡기 상태가 나빠지는 신호이며 노르스름한 피부는 간·담낭·췌장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간 상태가 좋지 않으면 황달이 생겨 눈과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고 신장이 약해지면 피부가 시커멓게 변하고 빈혈이 생기면 입술이 창백해진다. 기미는 임신, 폐경, 피임약,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이고, 유전적 경향이 많은 주근깨는 자외선에 많이 노출돼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돼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미와 주근깨는 과자·유당·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나 대장·간·담낭에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