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문외교도 정쟁인가" 野 "걸어서 16분 거리, 외교참사"(종합)

한재준 기자 강수련 기자 노선웅 기자 박응진 기자 2022. 9. 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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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 2일차..野 "참배 않은 유일한 정상이 尹 대통령"
與 "조문으로 정쟁하는 나라 한국 밖에 없어"..한덕수 "성당서 장례가 진짜 장례"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대정부 질문(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강수련 노선웅 박응진 기자 = 대정부질문 2일 차인 20일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일정 취소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일정 취소를 '외교 참사'로 규정 맹공을 퍼부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각) 예정된 한국전 참전비 헌화 및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일정을 취소하고, 버킹엄궁에서 열린 리셉션에만 참석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참전비, 웨스트민스터 홀, 버킹엄궁) 세 군데가 반경 1km 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도 안 되는 거리다. 참전비에서 웨스트민스터까지는 300~400m 밖에 안 된다"라며 "웨스트민스터에서 버킹엄까지는 0.8마일이다. 우리로 하면 1.2km고 도보로 16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교통 상황의 문제로 윤 대통령이 참배 일정을 취소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예정대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10분 참배하고, 20분 넉넉하게 걸어가도 오후 6시에 리셉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건마저 건너 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3시 반에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리셉션이 열린) 6시까지 2시간 반이 공백이다. 두 시간 반 동안 뭐 한거냐"고 질타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많은 정상들이 동시에 도착해 도보로 16분, 그런 상황이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 정상들이 많은데 도보로 움직일 순 없다"고 하자 김 의원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도보로 움직였다는 점을 들어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다른 나라 정상도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장례식 후 조문록 작성으로 조문 일정을 마쳤다는 정부 측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늦게 런던에 도착한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파키스탄 총리, 모나코 국왕, 오스트리아 대통령, 이집트 총리도 다같이 장례식 후에 조문록을 작성함으로써 조문 행사를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리스 대통령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외신 기사를 공개하며 "총리와 (외교부) 차관이 예로 들었던 EU 집행위원장이 여기(웨스트민스터 홀)에 가서 참배했다. 또 오스트리아 대통령도 웨스트민스터 홀에 가서 참배했다. 그리스 대통령도 가서 참배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 해명은) 명백히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참배하지 않은 유일한 정상이 윤 대통령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내외의 참배 일정 취소와 관련 "사실 외교 참사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해외 방문이다. 그런데 해외 방문 때마다 이번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조마조마하다"며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의 모습에 외교부가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은 조문 없는 조문 외교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상갓집에 가서 조문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리셉션 이전 예정된 6·25 참전비 참배와 조문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걸어가서 (조문)했다. 일본 왕은 어떻게 했나. 리셉션 후 조문을 했다. 왜 이렇게 융통성이 없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여당은 야당이 지나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며 정부를 옹호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참석, 조문록을 작성한 것에 대해 "여러 정상들도 우리와 똑같은 경우가 있었는데 정쟁이 돼서 '외교 참사라느니' (하는데) 문제가 된 나라가 있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국 국왕 조문에 대해 국내에서 외교 실패라고 시끄럽게 정쟁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에는 없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외교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조문 외교마저도 정치적 정쟁 거리로 몰아가는 행태는 바꿔야 하지 않겠냐"고 야당의 공세에 응수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의 조문록 서명 일정을 건너뛰고 리셉션에 참석한 것에 대해 "성당에서 하는 장례가 진짜 장례고 국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왕의 관이 있는 데에서 참배를 하는 것과 장례식 미사라는 큰 의미의 조문하러 온 분들이 와서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하고 더 공식적인 것은 성당에서 열리는, 여왕을 모시고 하는, 500명 (규모)의 미사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이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현지) 교통이 안 좋다보니, 영국 왕실에서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 늦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배와 조문록 작성의 순연을 요청해 와서 왕실의 요청과 안내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국가의 슬픔을, 어쩌면 인류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하는 행태가 더 큰 슬픔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야당의 공세를 비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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