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올해 7월까지 '뉴욕 채널'로 北에 수차례 대화 제안"
"핵문제 진전 없어도 인도적 지원 대화 가능"
"美, 조건 맞으면 정상 외교도 배제 안해"
"北 핵실험하면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응 불가피"
"한국에 대한 美 방어 약속은 절대적"
성 김(Sung Kim)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일 “올해 7월 ‘뉴욕 채널(미 국무부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사이의 비상연락망)’로 코로나 물품 지원을 제안하는 등 대북 대화·외교 재개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수 차례 전달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며 “북핵 관련 진전이 없더라도 코로나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화는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방한(訪韓)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진행된 본지 등 국내 언론 4개사와의 소인수 라운드테이블에서 “코로나가 통제돼 북한이 문을 열게 되면 다시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2년에 걸친 팬데믹이 경제 등 북한 사회 전반에 아주 심각하고 부정적인 효과를 미쳤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비핵화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화는 별개(separate)”라며 코로나 지원을 매개로하는 미·북 대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대표가 밝힌 미국의 마지막 대화 제안 시점은 올해 7월로, 윤석열 대통령 출범 후 대북 정책인 이른바 ‘담대한 구상’ 발표를 위한 한미간 협의가 물밑에서 활발하던 때다. 한달 전인 6월에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는 친서를 북측에 전달하기도했다. 김 대표는 “재관여(reengagement)하고 싶다는 우리의 의지, 코로나 관련 물품 지원 의사가 담긴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아무 응답이 없었다”며 “한미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지만, 테이블 건너편에서 진지하게 대화할 파트너가 필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김 대표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등) 리더십이 관여하는 외교 방식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충분한 준비가 있고 비핵화 전망이 무르익는 등 제반 여건이 갖춰진다면 싱가포르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와 같은 ‘톱다운(top down·하향식)’ 외교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한 것을 놓고도 “때로는 거친 레토릭(rhetoric)이 현실의 모든 것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동맹과의 긴밀한 소통에 바탕을 둔 외교를 통해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의미있는 남북 간 대화를 지지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연내 실행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북한의 7차 핵실험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 중간선거나 중국 공산당 당대회 등을 의식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그런 행동을 억제해주길 바라지만, 실제 이뤄질 경우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책임한 행동에는 결과가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며 “제재, 국제사회 규탄 같은 외교적 측면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군사적인 측면도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은 절대적(absolute)”이라며 “우려는 이해하지만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북핵 문제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관여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비핵화 진전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결과를 확실히 원한다”며 “여전히 북한 비핵화 문제는 워싱턴의 아주 중요한 이슈이자 걱정 거리”라고 했다. 김 대표는 방한 기간 카운터 파트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북한의 7차 핵실험 대응 방안과 군사적 태세 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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