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행성 충돌실험]美·中·日 다 하는 '소행성 탐사'..한국 나홀로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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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소행성 탐사에도 예산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소행성 탐사계획인 '아포피스' 탐사 사업을 기획하고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비타당성심사를 신청했다.
지난 2018년 나온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소행성 탐사는 2035년까지 추진할 과제로 돼있다는 게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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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소행성 탐사 대상으로 안성맞춤이었지만
4월 예타 선정 불발로 사업 무산..과학계 '기회 놓쳐'
우주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소행성 탐사에도 예산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당장 이달 26일(현지 시각) 소행성 ‘다모르포스’에 다트(DART)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에 강력한 충격을 줘서 궤도를 바꾸는 게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다. 인류가 우주선을 이용해 잠재적 위협이 되는 소행성을 없애는데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첫 시도다.
일본은 지난 2019년 288억엔(약 28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호를 소행성 ‘류구’에 착륙시켜 표면 샘플을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8월에는 해당 샘플에서 태양계보다 더 오래된 미세 알갱이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은 앞서 2003년 지구로부터 약 3억㎞ 떨어져 있는 소행성 ‘이토카와’에 하야부사1을 보냈다. 하야부사1은 이토카와 표면의 미립자를 채집하고 2010년 지구로 귀환했다.
중국도 2024년쯤 소행성 ‘오알레와’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시료를 채취한 뒤 2026년 지구로 복귀하는 계획을 세워놨다.
반면 한국은 소행성 탐사 분야에서 뒷걸음질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소행성 탐사계획인 ‘아포피스’ 탐사 사업을 기획하고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비타당성심사를 신청했다. 예타는 대규모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신규 사업에 대해 정부가 사업성을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아포피스는 지름이 370m로 85층짜리 건물인 해운대 엘시티 더샵(412m) 건물과 크기가 비슷한 거대 소행성이다. 천문연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오는 2029년 4월 지구에 3만600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약 38만㎞)보다 가까운 거리다. 아포피스급 거대 소행성이 이 정도로 지구와 가까워진 적은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과기부는 지난 4월 아포피스 탐사 사업에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2018년 나온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소행성 탐사는 2035년까지 추진할 과제로 돼있다는 게 이유였다. 소행성 탐사 사업을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는 이유로 반려했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목적에 맞는 로켓과 탐사선을 개발하고 인류 지식 증진에 기여할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구와 소행성 사이 거리가 줄어들면 탐사선을 만들기가 기술적으로 더 쉬워지는데 한국의 첫 소행성 탐사 대상으로선 아포피스가 ‘안성맞춤’이다. NASA가 26일 충돌 실험을 진행할 소행성 다모르포스는 그보다 훨씬 먼 1100만㎞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와 아포피스 사이 거리의 300배를 훌쩍 넘기는 거리다. 국제 천문학계를 주도하는 미국을 비롯해 소행성 연구가 앞선 나라 과학자들도 한국의 아포피스 탐사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다시 예타 신청을 하기에도 이미 늦었다. 아포피스를 탐사하려면 아포피스가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2029년 4월 이전에 탐사선이 미리 궤도에 도착해야 한다. 탐사선이 우주에서 이동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늦어도 2027년에는 발사가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4월 예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업은 완전히 무산됐다. 아포피스 탐사 사업을 담당하는 과기부 부서는 지난 6월 예타 신청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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