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참사" 英여왕 조문 파고든 野..北核 대비 촉구한 與(종합)

경계영 2022. 9. 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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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정부질문 외교·통일·안보분야
野 "상갓집 가서 육개장만"..與 "조문외교 정쟁화"
IRA '사후약방문' 대응도 지적..韓 "지원방법 찾겠다"
與, 사드 배치 속도·담대한구상 구체적 대책 주문

[이데일리 경계영 권오석 이유림 기자]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20일 여야는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핵 사용을 법제화하겠다는 북한에 대한 대응책과 전임 정권을 겨냥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연 등을 지적한 데 비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등 외교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野 “외교참사” 지적에 與 “조문으로 정쟁, 한국뿐”

이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비롯한 외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특히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주어진 15분 동안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조문만 질의했을 정도였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내외가 리셉션과 장례식에 참석한 후 조문한 데 대해 “일부 국민은 상갓집 가서 조문은 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 아니냐고 말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의원도 나루히토 일왕의 경우 리셉션이 끝난 후 웨스터민스터홀을 찾아 조문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 7시 리셉션이 끝나고 그 다음 장례식 전까지 14시간 동안 뭐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총리가 만나자고 했는데도 바쁘다고 안 만났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3시께 이후 도착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그리스·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도 국장 이후 조문록에 서명하는 절차를 따랐다는 이유를 들며 대통령실과 외교부를 두둔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와 똑같은 경우가 있었는데 해당 국가에서 정쟁이 돼 조문 외교를 잘못했느니, 외교참사라느니 하는 나라가 있었느냐”며 “외교 실패라고 시끄럽게 정쟁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엔 없었던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또 다른 외교 문제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원칙 있는 외교와 국익 우선, 한미동맹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말했는데 기대와 달리 미국의 일방적 정책에 우리 외교정책이 뒤따라가고 있다”며 대표적 ‘사후약방문’ 사례로 IRA를 꼽았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 역시 “5월 한미 정상 회담을 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실무 회담이 있었는데 IRA 의제는 어디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가치동맹 외교 한다면서 국익을 내팽개치는 외교가 되는 것 아니냐고 국민이 말한다”고 우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미국이 오랫동안 3조달러에 가까운 ‘BBB’(Build Back Better;더 낫게 재건하자) 프로젝트를 1년 가까이 진행하다가 1조달러 정도로 몇 개를 뽑아 (IRA가) 갑자기 진행됐다”며 “어떻게든 빨리 협의를 잘해서 우리도 보조금 대상이 되고 지원 받을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북핵 본격화…종합 마스터 플랜 마련해야”

국민의힘은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다르게 북한과의 관계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사드 배치가 지연된 데 대해 “중국과 북한 눈치 보기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안위보다 북한과 중국 심기 경호가 중요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조속한 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9·11 테러 직후 세운 종합 계획인 ‘블루프린트’를 언급하며 “북핵이 본격화한 지 30년 다 돼가는데 우리 정부도 전 분야를 망라한 북핵 대비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면 좋겠다”고도 당부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그렇게 담대해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 호응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때 어떤 담대한 압박 조치를 취할지, 국제사회와 어떻게 정교한 대책을 만들어 제시할지 숙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아직 채널이 없어 (북한과) 물밑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대번에 (우리 측 제안을) 받아들인 적은 한 번도 없다, 북한이 아직 비핵화 결심을 못 했을 뿐이지, 안이 잘못됐다고 책임을 묻는 건 입안자가 억울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을 강조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강 대 강으로 가선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며 “담대한 구상이 거대한 장벽에 부딪친 지금, 체제 보장의 수단은 결국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이 가장 기초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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