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킹달러' 분위기 속 동학개미 하락에 베팅..919억원 순매수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코덱스(KODEX)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 2X’를 76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이달 기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3위에 올랐다.
이 상품은 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반대로 수익를 내는 구조로 설계됐다. 달러선물지수가 1% 떨어질 때 수익률은 2%지만, 반대로 지수가 1% 오르면 손실률이 2%가 된다.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2배 수익, 손실을 내는 인버스 ETF다.
이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선물지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코세프(KOSEF)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2X'(28억원), '타이거(TIGER)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2X'(23억원) 등 이른바 '곱버스' 상품도 함께 사들였다. 또 달러선물지수 수익률을 -1배 추종하는 '코덱스(KODEX)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68억원), '코세프(KOSEF)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36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5개 달러 인버스 상품에 투입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은 총 91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버스 ETF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은 -27.87%,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달러-파생형]'은 -27.84%,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은 -27.82%의 평가 손실을 냈다.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면서 달러 가격을 밀러 올렸다.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연속해서 밟으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강하게 나타나자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에 몰렸다.
이에 월가에서도 한동안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Fed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일 110.691선까지 치솟아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달러인덱스가 추산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폭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강세"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8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82억7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1억1000만달러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자 기업들이 수입 결제대금을 인출하고, 개인은 보유하던 달러화를 내다판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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