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의 남다른 책임감 "믿음을 드리고 싶다"

파주 | 황민국 기자 2022. 9. 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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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0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미니게임으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2022.9.20/정지윤 선임기자



“믿음을 드려야 하는데….”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은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두 달도 남지 않으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이 반갑지만, 동시에 팬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을 대표해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대표팀, 그리고 그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가 느끼는 책임감이다.

손흥민은 20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월드컵은 항상 두려운 무대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난다”면서 “온 국민들이 월드컵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안다. 아무나 나갈 수가 있지 않기에 즐기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를 누비는 한국의 간판 스타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로 첫 득점왕에 오른 그는 올해 도전장을 내민 카타르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통과라는 성과를 내고 싶다.

손흥민은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큰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원하는 상황과 반대로 흘러갔던 경우를 많이 겪었다”며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오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성공을 맛보려면 먼저 9월 A매치 2연전(23일 코스타리카·27일 카메룬)을 잘 넘겨야 한다. 월드컵 본선까지 해외파가 합류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인 만큼 본선 성적을 가늠할 시험대로 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공식 출정식은 대회 직전에 따로 열리겠지만, 손흥민은 이번이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고 귀띔했다.

손흥민은 “매번 출정식들은 좋지 않게 흘러갔다”고 떠올리면서 “출정식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본선에) 좋은 마음으로 갈 수 있다. 이번 두 경기에서 우리 팀이 하나가 됐다는 것을 보여드리며 ‘이 팀이 월드컵을 나가서 잘 할 수 있겠구나’라는 믿음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과거 두 차례 월드컵 출정식(2014년 튀니지전 0-1 패·2018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 1-3 패)에서 모두 졌다.

그래서인지 손흥민은 빠듯한 EPL 일정에도 불구하고 발길을 재촉해 동료들과 같은 19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틑날인 이날은 “잠이 부족해 어떻게 훈련을 했는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치렀다. 손흥민의 남다른 각오는 훈련 내내 “할 때 열심히 하자. 모두 집중하자”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장면들에서도 눈에 띄었다. 손흥민은 “내가 주장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신경을 쓰는 선수 가운데 하나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강인(마요르카)이다.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돼 기쁘고 뿌듯하다”며 “경기장에서 실제로 호흡을 맞춰 본 적이 많이 없지만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훈련부터 잘 파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인이 뿐만 아니라 (양)현준(강원)이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합류해 많은 변화가 올 텐데, 주변에서 그렇게 만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일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잘 치르고 생각해볼 것”이라며 “4년 동안 몸 관리도 잘해야 하고, 실력이 안 되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대회 어떻게 뛰어야 할지 더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파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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