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드 정상화' 수순에..중 관영매체 "위험한 길 가지 마라"
한국 정부가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의 미군 공여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사드 기지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며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73만㎡의 성주 사드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는 절차가 완료됐으며 사드 기지 정상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한·중 양국이 올해 수교 30주년을 축하하며 일련의 외교적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에 있어 긍정적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중국이 사드 ‘정상화’를 인정하고 수용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사드 사태가 격화되고 추가 배치가 이뤄진다면 한·중 관계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미국은 결코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잔더빈(詹德斌)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 한반도연구센터장은 이 매체에 “한국의 현 정부는 현지에서의 시위와 중국의 반대에도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중국은 우호국이 자국의 이익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런 관계들이 중국을 겨냥하거나 중국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외교정책은 항상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들을 쥐어짜 왔다”며 “한국은 더욱 긴밀한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서 얻을 것과 잃을 것이 무언인지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별도 논평 기사를 통해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이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이 매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과의 외교적 관여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한국이 가치 지향적 외교로 어떻게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모두 보장받을지는 여전한 과제”라며 “몇 달 동안 미국이 보여준 것은 경제적 차원에서 자국의 이익만 신경 쓸 뿐 한국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제안한 반도체 동맹(칩4)은 중국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갖고 있는 한국에 딜레마를 안겼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한국이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를 추구하면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데 있어 도전에 직면하도록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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