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잠적한 지명수배범..같은 식당서 밥 먹던 형사팀에 '덜미'

경찰서 근처 중식당에서 식사하던 지명수배범이 같은 곳에 점심을 먹으러 온 형사팀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사진은 지난 5일 정오쯤 경남 진해경찰서 인근 중식당 방범카메라(CCTV) 기록. 빨간색이 피의자 A씨고, 노란색이 진해경찰서 형사팀. /연합뉴스

시장 상인들의 돈을 훔쳐 달아나 수개월째 잠적했던 지명수배범이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던 형사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절도 혐의를 받는 A(40대)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4일 창원시 진해구 한 재래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응대하는 사이 1000만원이 든 현금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A씨는 동종 범죄로 출소한 뒤 누범 기간이었다.

A씨는 이후 최근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총 1600만원을 훔쳤다. 피해자 대부분은 부산과 경남 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이었다. A씨는 현금을 손가방이나 바구니 등에 넣어 관리하는 점을 노려 범행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신고를 받고 현장 주변 방범카메라(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하지만 A씨는 주거가 불분명한데다 휴대전화기를 끈 채 현금만 사용하는 등 생활반응을 보이지 않아 추적은 쉽지 않았다.

수개월째 검거에 애를 먹던 경찰이 A씨를 붙잡은 곳은 경찰서 근처 한 식당이었다. 지난 5일 정오쯤 진해경찰서 인근 중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간 형사팀 맞은 편에 익숙한 얼굴의 사람이 식사 중이었다. 바로 A씨였다.

평소 휴대전화에 A씨 사진을 저장해뒀던 형사팀은 식당 손님을 보자 바로 A씨임을 알아차렸다. 평소 A씨 걸음걸이 등 신체 특징까지 외우고 있던 형사팀은 밥을 먹고 나가는 A씨를 뒤쫓아 곧장 체포했다. A씨는 검거 당시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에서 범행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되기 바로 전날 부산에서 또 범행하고 나서 진해로 넘어왔다”며 “빨리 잡지 않았으면 계속해 범행을 이어 갔을 수도 있었는데 평상시 지명수배범의 사진을 저장하고 있던 덕분에 A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파악하고 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