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박해수 "실존인물 K씨, 저 분이라면 살아남겠다 싶더라"[EN:인터뷰①]

이민지 2022. 9. 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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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9월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해수는 마약왕 전요환(황정민 분) 검거에 모든 것을 건 국정원 요원 최창호로 분했다. 최창호는 민간인 강인구(하정우 분)를 전요환 검거 작전에 투입시키고 국제 무역상 구상만으로 신분을 위장하기도 한다. 이에 박해수는 최창호와 구상만이라는 전혀 다른 두 얼굴을 연기해 호평 받았다.

- '수리남' 반응이 뜨거운데 소감이 어떤가 ▲ 오픈 하는 날이 비행기 안이었다. 오픈 하루이틀 됐을 때부터 관계자분들께서 물어봐주셨다. 자신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식사 잘 잡쉈어?'가 유행어가 더 됐으면 좋겠다. (웃음) 반응이 좋아서 너무 감사드린다.

- 그 대사가 화제가 될거라 예상은 했나 ▲ 예상을 못 했다. 그 작품 할 때는 관객들이 좋아할 정도의 유행어가 될 줄 몰랐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고 어려운 이야기는 아닌데 감독님께서 편집하시면서 캐릭터를 살리려고 하신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나면 주로 하는 말이 밥 이야기니까 할 때부터 입에 잘 붙더라. 재밌었던 것 같다.

- '오징어게임' 팀에서 '수리남'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있나 ▲ 미국에서 많이 이야기 했다. 호연이, 황동혁 감독님이 너무 잘 봤다고 했다. 근래 '수리남' 때문에 연락 끊겼던 분들이 많이 연락 주신다. 공항에서 그렇게 많은 기자분들이 와주실 줄 몰랐고 뉴스에 나온 것도 처음이라 놀랐다. 뉴스에 나오면 이렇게 연락이 많이 오는구나 했다(웃음) 문자가 다 '식사 잡쉈어?', '렛츠 테이크 어 샤워해라' 다. 좋다. 정감간다.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됐어도 '박배우 식사 잡쉈냐?' 하니까. '오징어게임' 때 'XXX 기훈이형'도 유행할 줄 몰랐다. 전적으로 시청자분들께 달린 것 같다.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 상대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인데, 개인적으로 서사를 부여하거나 고민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 최창호와 구상만 캐릭터를 구분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한 인물이고 1인 2역으로 연기를 잘 하는 국정원 요원이 아니니까. 무역상에 가까운 정도의 양스러움 정도만 있는거지 캐릭터가 더 활발하고 격렬하게 밝은 친구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난스러움을 좀 표현하려 했다. 의상 콘셉트 회의를 많이 했다.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을까. 외형적인 모습으로 변신하면 과하지 않게 구상만으로 있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최창호 대사들을 조금 더 국정원스럽게 만들었다. 구상만 대사는 감독님이 쓰신 대사를 유지했고 이후 최창호 대사를 더 딱딱하고 문어체 말투로 만졌다. 자연스럽게 구분 되게 만들었던 것 같다.

- 최창호의 전사에 대해 들은게 있나 ▲ 최창호도 실존 인물이 있다. 그분을 만날 순 없었고 만나서도 안됐지만 그 분이 당시엔 가족이 없었던 것 같다. 외국에서 미주팀장으로 있으며 전요환을 오랜만에 쫓았는데 사명감인지 헌신인지 욕심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집착이라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국가에 대한 헌신이라면 표현하기 어렵더라. 동기 부여가 안 생기니까. 중간에 '너희들 때문에 한국 여권이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알아?'라는 대사가 들어갔다. 민간인을 거기에 넣으면서 국가의 대한 헌신만이 있었던 것 같진 않고 집착이 있었던 것 같다.

- 실화 사건을 어떻게 접했고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 작품 촬영 할 때 국정원분이 안전상 보호해주시려고 오셨다. 도미니카 공화국 촬영 때 사복으로 계셨다. 그 분이 최창호 선배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국정원 안에서 유명한 사건이었다고. 강인구 실존 인물은 K씨는 현장에 사모님과 같이 오셨었다. 실화에 더해진 이야기가 많지만 저 분 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의 포스가 있으시더라. 군인 같은 느낌이었다. 피부톤도 검으시고 강인하게 생기셨다. 국정원 선배님이라고 해야하나(웃음) 그분은 뵌 적이 없다. 성함도 안 알려주시더라. 다른 오피스에서 무슨 일이 하는지 서로 모른다더라.

- 강인구를 대하는 최창호의 심경은 좀 복잡했을 것 같다. 어떻게 해석했나 ▲ 그만큼 절실했다가 시작점이었다. 강인구의 컨테이너 홍어에 코카인이 있다는 정보를 알았고 그것을 신고해 잡히게 만들고 감옥에 가게 만들었다. 민간인을 전쟁터에 총도 안 주고 내보내는거니까. 그만큼 집요하게 오랫동안 간절했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실제로 최창호 선생님께서도 민간인을 넣을 때 갈등이 분명 많았을거다. 대본 안에서 다 묻어나진 않지만 전화통화 연기하면서 묻어나게 하려고 했다.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 네티즌들이 농담처럼 '오징어게임'에서는 '기훈이 형'을 외쳤다면 '수리남'에서는 '강인구 씨'를 외치며 답답해 한다고 말하던데 ▲ 최창호가 하는 말이 대부분 위험하면 '미국 대사관으로 가세요'였다. 궁금했다. 진짜 막상 나는 못 들어가고 요원들은 얼굴이 노출돼 작전에 투입될 수 없는데 민간인을 통해 방법 밖에 없는지. 할 수 있는 말은 미국 대사관 밖에 없는지 대사 하면서 나도 답답했다.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강인구가 떨어져 나갈 듯 안 나갈 듯 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최창호가 도청을 선택하기도 했고 서로의 신뢰가 깨졌다 붙었다 했다. 최창호가 강인구가 투입시킨 이후 갈등이 가장 고조되는 부분이 강인구가 전요환과 손잡으면 어떻게 하지였다. 그 부분을 연기하며 가장 예민하고 섬세하게 연기하려 했다. 대사에서 강인구에게 '그래야 당신도 나갈 수 있다'고 하면서 (웃음)이 있었다.

- 전화통화 장면이 많아서 연기할 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브라질과 워싱턴 전화통화 신을 3일만에 다 찍었다. 1부에서 6부까지 전화신을 두번으로 나눠 찍었는데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선배님들이 어느 정도 톤으로 하실지 몰라서 여러 방향으로 찍었다. 냉정하게 찍기도 하고 더 강렬하게 한 것도 있고 여러가지로 찍었다. 작품 나올 때까지 나에게 가장 큰 숙제가 나만 전화통화 연기로 동떨어지면 어떻게 하냐였다. 작품 안에서 가져가야 하는 큰 흐름 속의 대화 신이라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께도 '내가 잘 묻었냐'고 물어봤었다. 감독님께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나중에는 연기하는데 귀가 뜨겁고 아프더라. 하루 종일 그 신을 찍었으니까. 그래서 더 구상만 옷 입고 현장에 촬영하러 갔을 때 해방감이 들어서 재밌게 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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