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커치프라니" 尹, 英 여왕 장례식 참석에 억측 난무..왜?

이미나 2022. 9. 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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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부 패션두고 지라시·억측 난무
"행커치프와 망사 베일, 장례식 예의 아냐" 주장
대통령실 "정치 위해 슬픔 활용하는 것 유감"
바이든 미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도 행커치프
캐나다 총리·전 英 총리 부인도 망사 착용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례식에서 행커치프를 하다니…나라 망신이네요."

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런던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확산하거나 악성 댓글이 일부 커뮤니티에 이어지는 등 소동을 빚었다.

19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의 행커치프와 부인 김건희 여의 망사 베일 모자가 장례식 TPO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장례식장 참석 시 행커치프를 하면 안 된다", "망사 모자는 왕실에서나 쓸 수 있는 아이템이다" 등등 근거 없는 추측 글을 올리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근거없는 악성 글이 한 커뮤니티에 게재되면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글을 퍼서 각종 커뮤니티에 퍼나르는 양상이 반복됐다.

하지만 곧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찰스 3세 국왕 또한 행커치프를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논란은 곧 수그러들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여성은 검은색 옷에 검은색 베일을 착용함으로써 예를 갖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인 소피 그레고리 트뤼도는 물론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부인 캐리 존슨 또한 망사 베일을 착용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부인 캐리 존슨과 함께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열린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질 바이든 여사가 장례식이 거행되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부인 커밀라 왕비가 1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세인트 앤 대성당에서 열린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도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쁘게 현지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조문 취소' 등 한국발 가짜뉴스가 논란으로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현지 시각 19일 오전 런던에 마련된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그런 전 세계적인 슬픈 날인데,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해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이 유감이다"고 언급했다.

이는 소위 '지라시'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글이 이날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퍼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라시 속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비판 목소리를 낸 사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말머리에 '받은글'이라 적힌 채 국내 SNS상에서 빠르게 퍼졌던 글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전날 런던 도착 후 예정됐던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취소한 배경에 '무리한 의전 요구'가 있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윤 대통령 앞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미국과 프랑스는 사전에 의전이 조율되었지만 한국은 도착해서 의전을 요구했고, 영국은 무리한 요구라며 일반 조문을 권했다"라며 "미국과 프랑스는 사전 합의를 통해 전용차를 이용했지만 한국은 사전 협의 없이 전용 차량을 요청했다가 모두 거절당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 "한국은 초청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요한데, 윤 대통령은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안다"는 주장이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지라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일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측이 런던 도착 전부터 현지 교통 사정으로 인해 변경 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으며, 실제 현지 도착 후 영국 왕실 측의 안내로 하루 순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런던 도착 시 정부 대표 2명, 왕실대표 1명이 영접을 나왔고 차량의 자체 준비 원칙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왕실차원에서 총리가 함께 했던 차량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 수석은 "워낙 200만 명의 조문객이 모이고 250여 명의 정상이 참석한 데다 공항 사정이 여의찮은 관계로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하는 리셉션 시간까지도 촉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도착할 때 정부 대표 두 사람과 왕실 대표 한 분이 영접을 나와주셨고, 왕실 차원에서 차량을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콘보이가 4~5대 정도 붙었는데, 보통 250여 명 정상에게 이 정도 규모로 배치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희가 리셉션에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에 착륙했기 때문에 왕실이 사이드카 배치를 통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원활한 이동을 도운 것"이라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수석은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와 진심으로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인데, 최선을 다해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런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흔들려 해도 흔들리는 것은 우방국과 대한민국의 신뢰로, 마치 우리가 홀대받은 것처럼 깎아내리는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는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시각 19일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 이후 "자유와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여왕과 함께 동시대를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내용의 조문록을 작성했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3박 4일간 머무르면서 다자 외교를 벌인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10번째 연사로 연단에 선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경제 안보 중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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