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판결, 완패의 치욕"→"선방 속 남는 아쉬움"..머투 칼럼 이렇게 바뀌었다

윤수현 기자 입력 2022. 9. 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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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법무부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중재판정부 론스타 사건 판결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 머니투데이 칼럼이 온라인에서 돌연 수정됐다.

단순 사실관계 정정을 넘어, 정부·법무부가 불편해할 만한 대목이 삭제·수정됐다.

법무부는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중재판정부 판결이 나오자 '론스타 청구액보다 적은 금액이 인용됐기 때문에 선방한 결과'라고 자평했는데, 박 부장은 "판결 직후 내놓은 정부(법무부)의 '선방론'은 가히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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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법무부에 날 선 지면 칼럼…온라인에선 순화
데스크 칼럼 수정 이례적…"실수로 초안 올려"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정부·법무부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중재판정부 론스타 사건 판결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 머니투데이 칼럼이 온라인에서 돌연 수정됐다. 단순 사실관계 정정을 넘어, 정부·법무부가 불편해할 만한 대목이 삭제·수정됐다. 데스크가 작성한 칼럼이 수정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9월6일 박재범 머니투데이 증권부장은 지면에 '론스타 판결, 완패의 치욕'이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법무부는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중재판정부 판결이 나오자 '론스타 청구액보다 적은 금액이 인용됐기 때문에 선방한 결과'라고 자평했는데, 박 부장은 “판결 직후 내놓은 정부(법무부)의 '선방론'은 가히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머니투데이 9월6일자 칼럼 '론스타 판결, 완패의 치욕'

또한 칼럼 곳곳에 정부·법무부 대응을 지적하는 대목이 있었다. 박재범 부장은 법무부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유죄판결 때문에 배상액이 낮아졌다'고 주장한 것을 “검찰 기여론”으로 규정하고 “행간에는 '당시 주가 조작 수사를 한 훌륭한 검사들이 없었다면…'이 담겨 있다. 금융당국의 잘못으로 완패할 것을 검찰 수사 덕분에 살려냈다는 자화자찬이 놀랍다”고 썼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은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용 절약을 위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6년 수사에 나섰고, 2011년 유죄가 확정됐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등이 당시 수사팀에 있었다. 박재범 부장은 “법과 주권마저 부정한 판결이 나왔는데 '선방론', '검찰 기여론' 등으로 본질을 흐리며 자위하는 게 정부의 현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박재범 부장 칼럼은 9월6일 오후 2시경 돌연 머니투데이 홈페이지·포털 등 온라인에서 수정됐다. 칼럼 제목은 '론스타 판결, 선방 속 남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정부·법무부에 비판적인 내용은 삭제되거나 완화됐다. “정부(법무부)의 '선방론'은 가히 눈물겹다”는 “정부는 '선방론'을 내세운다”는 평이한 문장으로 변경됐다. '검찰 기여론'을 비판한 대목도 일부 삭제됐다.

▲9월6일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재범 증권부장 칼럼

“법과 주권마저 부정한 판결이 나왔는데 '선방론' '검찰 기여론' 등으로 본질을 흐리며 자위하는 게 정부의 현 모습”이라는 문장은 “법과 주권마저 부정한 판결이 나온 것을 외면하면 안 된다”로, “완패를 인정하고 치욕을 부끄러워하며 와신상담할 때”라는 칼럼 끝맺음은 “아쉬운 점을 인정하고 와신상담할 때”로 변경됐다.

기자 기명 칼럼이 별도 설명 없이 대폭 수정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관계 오류가 아닌 정부에 비판적인 표현이 바뀌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박재범 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실수”라고 해명했다. 실수로 칼럼 초안을 지면에 올렸고, 부득이하게 수정했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면 초판은 발행일 전날 오후 6시 30분 만들어지며, 다음날 새벽 최종판이 만들어진다. 최종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수차례 수정·검토 과정을 거친다. 칼럼 초안이 지면에 실릴 만큼 중대한 실수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박재범 부장은 '누군가 항의해서 수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 칼럼을 쓸 때 처음에는 강하게 쓰고 톤 조절을 하는데, 수정본을 출고하지 못했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박 부장은 '온라인에서 기사가 수정됐는데, 지면에 '바로잡습니다' 기사가 없다'는 질문에 “그런 시스템이 딱히 없다. 사실관계 틀린 것이라면 고친 기사를 낼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가(그렇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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