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이 찾은 정선아리랑제, 글로벌 축제로 발돋음
코로나19로 3년만에 개최된 제47회 정선아리랑제가 생동감 넘치는 젊은 문화축제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축제 가능성을 한층 고조시켰다는 평가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사장 전종남)은 지난 15~18일까지 나흘간 정선공설운동장 일원에서 ‘보고싶다 정선아! 정선아리랑’을 주제로 흥겨운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정선아리랑제의 경우 매년 10월에 개최됐는데, 올해 개최시기를 9월로 앞당겼다. 그 이유는 10월의 경우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 축제가 펼쳐지고, 해마다 가을 태풍과 야간추위로부터 발생되는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한달 앞당겨 개최했던 것이다.
축제를 주관한 아리랑문화재단은 뮤지컬 아리아라리 공연,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풍류’ 공연, 고려 유신 칠현 후손 630년만의 정선방문 추진, 전국단위 아리랑경창대회, 한복체험, A-POP 경연대회, 시가 퍼레이드, 아리랑 경창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선아리랑, 아리랑의 시원(始原)
올해 정선아리랑제는 역사성과 전통성을 토대로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축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 우선 정선아리랑의 시원으로 알려진 고려말 충신 칠현(七賢)의 후손들이 630년만에 처음으로 정선을 방문했다. 개막식에는 은사(隱士) 김위(金瑋)선생의 후손을 제외한 채미헌(採薇軒) 전오륜(全五倫), 황의옹(黃衣翁) 신안(申晏), 수은(樹隱) 김충한(金沖漢), 도총제(都摠制), 고천우(高天祐), 존암(尊庵), 이수생(李遂生), 죽강 변귀수(邊貴壽) 등 6명의 후손 75명이 참석했다.
칠현은 고려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정신으로 조선의 건국에 항거하며 평생 충절을 지킨 고려의 마지막 남은 충신으로 전오륜 선생을 따라 정선 남면 서운산 아래로 은거해 고사리와 산나물을 뜯어 먹으며 일생을 살았다. 그 비통한 심정과 울분을 가락에 담아 노래했던 게 바로 오늘날 정선아리랑의 시원이다. 재단은 2021년 1월부터 전국의 종친회와 대종회 등을 통해 직계 후손을 찾는 작업을 벌여 김위 선생의 후손을 제외한 나머지 6현의 후손을 모두 찾았다. 전종남 재단 이사장은 “해마다 정선아리랑제와 칠현제례 봉행시 후손들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아리랑제는 15일 칠현제례를 시작으로 축제의 장이 활짝 펼쳐졌다.
◇전통문화 계승 발전
전통적으로 개최됐던 한시백일장과 아리랑경창대회는 사전부터 신청이 쇄도했다. 특히 아리랑 경창은 정선아리랑은 물론 전국의 아리랑을 소재로 한 경연인 만큼 다채로운 아리랑을 선보여 최근 오디션 방송프로그램의 인기처럼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전국 학생아리랑경창대회 대상은 안세현, 최우수상은 성은비, 우수상은 박현서·이예나 학생이 각각 수상했다. 전국 아리랑일반 경창대회 문화체육부장관상인 대상은 김지민씨, 강원도지사상인 최우수상은 홍종국씨, 국악원장상인 우수상은 강민지씨, 정선군수상인 장려상은 유은서씨가 각각 수상했다.
또한 정선아리랑센터에서는 필정회 회원들의 제12회 서예전시회가 열렸다. 축제기간동안 메인무대에서 아리아라리 뮤지컬 퍼포먼스, 해외초청공연,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풍류 공연 등으로 축제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했다. 또한 김남기, 유영란, 김길자, 김형조 씨 등 4명의 정선 아리랑 명창은 축제기간동안 하루씩 메인무대에서 정선아리랑을 열창, 외지 방문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와함께 줄타기, 삼베길쌈 체험장 및 삼굿행사, 짚풀공예, 멍석아리랑 공연 등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정선아리랑 세계속으로…A-POP 경연대회
재단이 올해 정선아리랑제에 가장 역점을 둔 행사가 바로 A-POP 경연대회다. 아리랑 팝 경연대회로 노래부문과 댄스부문으로 아리랑을 소재로 한 경연무대다. 이를 통해 전국의 청소년과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하면서 K-POP처럼 A-POP 세계화의 첫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경연대회는 사전 동영상 예선을 거쳐 16, 17일 이틀간 축제현장에서 예선과 결선을 진행했다. 방송에서 유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노래부문과 댄스부문 경연을 진행, 아리랑을 사용해 수준 높은 노래와 댄스를 선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노래부문 대상은 ‘퓨전국악예술단 연’이 차지했고, 최우수상은 정선군립예술단, 우수상은 모꼬지·이유학·최유진씨가 수상했다. 댄스부문은 대상에 ‘프로젝트 악’이 30명이상 되는 메가크루 공연으로 수상했고, 최우수상은 ‘JP-wings’, 우수상은 ‘점핑엔젤스’가 각각 차지했다.
전종남 재단 이사장은 “올해 새롭게 신설된 A-POP 경연대회를 통해 아리랑의 대중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해외에서 축제장을 찾은 외국관람객들이 세계인이 참여하는 A-POP 경연대회를 만들어 달라고 해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
정선군민들의 참여도도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았다. 지난 17일 진행된 아리랑퍼레이드가 대표적이다. 정선의 각 읍면에서 직접 퍼레이드에 참여해 각 지역의 명품먹거리와 농산물, 관광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예년의 가장행렬이 아닌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뜨거운 날씨에도 정선을 찾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다. 정선읍의 한 참가자는 “처음 시도해서 부족했지만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벌써 내년 축제가 오길 기대했다.
정선 읍면 퍼레이드 외에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문 퍼레이드 팀들의 시범 퍼레이드는 정선 중심도로에서, 축제장에서 펼쳐지며 축제 열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한 아리랑 트로트 명창 가수 송가인을 비롯 정동원, 대한민국 대표 국악밴드 ‘서도밴드’, 젊은 판소리꾼 ‘고영렬’ 등도 정선아리랑제의 정체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이끌었다. 또한 17일 정선5일장에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지역 상경기 활성화에도 크게 한몫했다.
전종남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3년만에 열린 정선아리랑제가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축제의 새 장을 활짝 열었다”며 “축제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보완하고 A-POP 경연대회를 통해 제기된 글로벌 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현실화시켜 세계속의 축제로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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