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조문 취소? 일찍 갔어야지..왜 영국 탓하나"
정부여당, 영빈관에 대한 이해 부족한듯
경호상 문제? '신축' 결론에 짜맞춘 변명
'신문 보고 알았다'는 한덕수, 책임 전가
조문 없는 조문 외교, 한국이 英에 결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
878억 원짜리 영빈관 신축논란. 아니, 새로 짓지 않고 청와대에 영빈관 쓰겠다더니 왜 몰래 예산을 책정했는가. 이런 절차적인 문제부터 878억 원짜리 영빈관 신축이 실제 필요한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까지 이 논란이 크게 불거지면서 하루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전면 철회를 지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이 논란과 관련해서 강제소환된 인사가 있어요. 바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입니다. 3년 전에 탁 비서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다가 '말이 영빈관이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이다.' 이런 말을 했는데 바로 이 말이 영빈관 신축의 근거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 뉴스를 듣고 멀리 파리에 가있는 탁현민 전 비서관이 지금 크게 반발을 하고 있다는데요. 당사자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 저희가 파리에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탁현민 전 비서관님 나와 계십니까?
◆ 탁현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프랑스로 언제 출국하셨어요?
◆ 탁현민> 조금 됐어요, 한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네요.
◇ 김현정> 여행가신 게 아니라 무슨 일로 가신 거라면서요.
◆ 탁현민> 네, 일을 좀 도모하는 게 있어서 지금 준비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잠깐 출장도 아니고 계속 거기서 사시는 거예요. 일단?
◆ 탁현민> 좀 길어질 것 같아요. 언제라고 아직 딱부러지게 말씀은 못드리겠고요. 지금 진행되는 걸 보면서 아마 결정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유학도 아니고 어떤 사업을 하시는 거예요.
◆ 탁현민> 일입니다. 일.
◇ 김현정> 일로.
◆ 탁현민> 사업은 아니고.
◇ 김현정> 사업은 아니고 일. 그런데 파리에서 막 짐을 풀다가 지금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셨다면서요.
◆ 탁현민> 진짜 깜짝놀라기보다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부와 여당의 중요한 국가대사를 3년 전 제 페이스북 발언을 근거로 한다는 게 몹시 영광스럽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 김현정> (웃음) 지금 진짜 영광으로 말씀하시는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데.
◆ 탁현민> 약간은 그런 면도 있는 게 실제로 저는 지금 청와대 영빈관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었던 것도 사실이고 또 그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 국격에 그렇게 맞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3년 전 탁 전 비서관이 쓰신 그 글 얘기를 해보려던 참이었어요. 뭐라고 쓰셨냐면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에서 행사하는 게 늘 착잡했다. 우리나라 영빈관이 가장 최악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정말 길게 쓰셨어요, 제가 그때 글을 찾아보니까 길게 쓰셨더라고요.
◆ 탁현민> 그게 아마 제 기억대로면 청와대를 제가 잠깐 나왔던 적이 있었어요. 사직을 하고.
◇ 김현정> 그러셨죠.
◆ 탁현민> 그때 아마 파리에서 파리의 공연장들이랑 이런 것들을 둘러보다가 그때 들었던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파리를 둘러보다가. 우리 영빈관은 참 거기에 비하면 너무 착잡하다, 구민회관보다 못 하다 이런 생각을 하셨다.
◆ 탁현민> 그렇죠. 공교롭게도 다시 파리에서 그 얘기를 하게 되네요.
◇ 김현정> (웃음) 그러네요, 또 파리에 와서 거기에 대한… 아니, 그러면 3년 전 그 글대로라면 지금 용산에서 영빈관 신축하려는 문제에 찬성을 하시는 겁니까? 어떤 입장이십니까?
◆ 탁현민> 그건 다르죠. 왜냐하면 제가 그때 썼던 것은 청와대 영빈관이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고 그게 좋든 싫든 어쨌든 청와대 근대사 혹은 현대사의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나 거기 영빈관에는 숙소기능이 전혀 없고 또 행사를 하기에도 상당히 협소한 부분이 많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 영빈관을 개보수해야 한다는 취지와 그 내용을 썼던 거지. 지금처럼 청와대를 완전히 옮기고 그러고 나서 새로운 영빈관을 신축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있는 청와대 영빈관을 개보수해서 좋게 만들자는 의미였다, 그런 말씀.
◆ 탁현민>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영빈관이라고 하면 그걸 우리나라에서는 영빈관을 행사장으로 바라본단 말이에요. 실제로 행사장의 기능밖에 없고.
◇ 김현정> 만찬장.
◆ 탁현민> 통상적으로 전 세계 영빈관은 행사 기능이 아니라 숙소 기능이에요. 숙소를 기능하면서 동시에 크고 작은 행사를 할 수 있는 펑션룸(function room)들이 있는 곳을 영빈관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용산의 계획은 철회하기는 했지만 제가 듣기로는 지금 행사장을 짓겠다는 거거든요. 국무총리도 그렇고 여당 대표도 그렇고. 그러니까 영빈관이 뭔지도 아직 잘 모르는 거예요. 아마 영빈관을 청와대 걸 쓰지 않고 용산에 새로 짓겠다는 건 본인들이 청와대를 나오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인 거죠. 만약에 청와대 영빈관을 개보수한다면 그 정도의 비용이 들지 잘 모르겠고 그리고 청와대라는 공간과 부지가 있는데 굳이 새로운 부지를 선정해서 거기에 영빈관을 짓겠다는 게 합리적인 태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든 필요성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때문이든 일단 용산 영빈관 신축 계획은 철회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떤 대안을 가지고 철회한 건 아니에요. 경호처에서는 외부에서 국빈들 만찬 치르는 게 너무 무리다라고 강력하게 호소를 하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 근처에 컨벤션 센터에서 만찬 치르고 나서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그래요. 그러면 후임 대통령…
◆ 탁현민> 제가 듣기로는 아마 그 만찬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만찬이라고 들었는데.
◇ 김현정> 맞습니다.
◆ 탁현민> 그거는 신축한, 개보수한 국방부 건물 안에서 했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경호처가 거기를 경호하느라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사실과 다르고요. 자기가 원래 경비 경호하는 건물 안에서 행사를 했는데 무슨 비용이 추가로 들겠어요. 자기들의 일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거고. 그러니까 신축을 하겠다는 결론을 지어놓고 거기에 맞추다 보니까 나온 변명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신축을 영빈관 새로 지어야겠다는 걸 먼저 정해놓고 지금 이 변명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든단 말씀이세요?
◆ 탁현민> 왜냐하면 지금 나온 해명으로는, 지금 나온 해명으로만 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의 만찬장에서 만찬장이 협소하고 경호상 어렵고 이런 핑계들을 댔던데. 이미 용산 대통령실 안에 있는 그 공간이 경호상 문제가 있을 리도 없잖아요. 문제가 있으면 큰일 나는 거죠. 본인들이 관리하고 있는 공간 안에서의 그런 행사인데. 그리고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도 청와대 바깥에서 행사를 했던 일이 없던 것도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 때문에 800억 이상의 돈을 들여서 또 다시 또 하나의 행사를 지어야 한다라는 것은 상당히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 아닐까.
◇ 김현정> 그 내부에 있는 컨벤션센터뿐만 아니라 외부 호텔 영빈관을 쓰기도 했고 그런 걸 다 통틀어서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꼭 그 내부…
◆ 탁현민> 그런 건 본인들이 청와대를 폐쇄하고 나가면서 벌어진 일들이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 탁현민> 그리고 모든 검토를 다 했다 그랬고 행사를 하거나 국빈을 맞는데 문제가 없다고 그랬고, 용산이. 추가적인 비용이 약속했던 비용 이상 들지 않는다고 했고. 몇 차례 비슷한 주장들을 하다가 이제 와서 신축을 하겠다고 하면 그걸 누가 동의할 수 있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 부분 때문에 논란이 됐고 여당까지도 그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함께 하면서 결국 철회가 된 건데 사실은 후임 대통령들까지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뭔가 대안이 나오기는 나와야 되는 것 같아요. 지금. 그러면 어떤 대안이, 만찬 치르고 이런 것에 대한 어떤 대안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경험상.
◆ 탁현민> 그러니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미 영빈관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오던 공간을 숙소 기능을 더한 곳으로 재개보수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저는.
◇ 김현정> 청와대 영빈관을 그대로 개보수.
◆ 탁현민> 네, 맞습니다. 그래요. 비용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어쨌든 간에 그 안에 담겨 있던, 역사 속에 있는 스토리텔링을 살릴 수가 있고 기존에 청와대라는 게 이미 경호, 경비를 해 봤던 공간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호처도 큰 부담 없이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요. 만약에 지금처럼 계속해서 개방하고 싶다면 행사 직전에 경계를 강화하고 행사가 종료되면 다시 개방하는 형태로 하면 되죠.
◇ 김현정> 어제 SNS에다가는 청와대로 돌아가시라,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그거는 그냥 어떤 일갈의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세요. 아니면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에요?
◆ 탁현민>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이에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아끼고 여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왜 그런 주장을 안 하는지 모르겠는데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야당으로부터의 공격의 상당 부분은 청와대 폐쇄로부터 벌어진 일들이에요.
◇ 김현정> 용산 이전.
◆ 탁현민> 그리고 1절이 시작된 거고 2절, 3절, 4절이 계속 닥쳐올 텐데 이렇게 끝내 고집을 못 버리고 있느니 한 번 잘못된 판단이었다라고 얘기하고 돌아가서 수십 년 동안 쌓여 왔던 청와대의 노하우와 또 그 공간적인 이득을 취하시는 게 낫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진심으로 조언을 하는 거다. 아니, 근데 용산이라는 장소를 결정하는 절차가 매끄럽지 않아서 논란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청와대 나와야 한다는 그 자체까지는 전직 대통령들도 다 동의하셨잖아요.
◆ 탁현민> 문재인 대통령 때 청와대 이전은 지금 말씀하신 것과는 전혀 다르죠. 그때는 대통령의 집무실을 이원화하거나 집무실 공간을 광화문 청사 정도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 계획을 세웠던 거고. 청와대 기능을 폐쇄하는 건 아니었죠, 전혀. 그리고 그 계획도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의견들 종합해 본인이 적절하지 않다는 최종적인 판단 때문에 공개적인 사과를 하고 폐기를 했죠. 그게 올바른 과정이죠.
◇ 김현정> 공론화와 어떤 신중한 절차 없이 용산 이전이 결정된 것 그 자체에 대한 문제 지적을 하신 것 같아요. 아무튼 탁 비서관님, 현실적으로 현 정부가 진심어린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좀 미지수 같습니다. 탁 비서관님 아이디어는 그렇다는 거고. 절차적인 문제 한번 좀 짚어볼게요. 그러니까 이번에 이 영빈관 문제와 관련해서 여당조차도 비판하고 있는 부분은 뭐냐 하면 절차상의 문제인데. 여당이 몰랐던 건 물론이고 국무총리도 몰랐다는 거 아닙니까? 심지어 대통령실 수석들조차 몰랐다. 이건 대통령실에 근무하셨던 분으로서, 청와대에 근무하셨던 분으로서 수석들도 모르고 878억짜리 부속건물 지을 수 있는 건가요?
◆ 탁현민>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한덕수 총리가 나도 언론 보고 알았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 보고 어떻게 저렇게 얘기를 할 수 있지 제가 알기로는 그게 한덕수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 안건이었던 것 같고 그걸 통과하면서 결국은 상정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회의를 주재했던 분이 그걸 몰랐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건지.
◇ 김현정> 그 한덕수 총리가 주재했던 회의에서 결정이 된 거예요? 제가 그건 정확히 모르겠는데.
◆ 탁현민> 국무회의를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번갈아가면서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한덕수 총리가 주재했던 국무회의에서 그 예산안이 올라왔었던 거고 그걸 본인이 몰랐다고 이야기하는 게 저로서는 좀 이해가 안 가고 또 설사 정말 그 이야기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래도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기재부를 통해서 그게 공개된 예산일 거 아니에요? 의원실까지 그 정보가 갔으면 그런데 어떻게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한 국가 운영의 주체가 몰랐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죠. 본인이 몰랐다고 얘기하는 순간 그 책임은 그 밑에 실무자들한테 전가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부분이 아마추어리즘이다 이렇게 어제 지적을 하셨더라고요.
◆ 탁현민> 이제는 아마추어리즘을 넘어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책임 미루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이게 처음에는 청와대 이전, 혹은 청와대 폐쇄로부터 시작됐던 자질구레한 문제였는데 그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으니 그 책임이 고스란히 실무자들에게 전가되고, 실무자들에게 전가되니 점점 그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거죠. 그리고 결국은 이렇게 가다가는 공무원들 전체가 상당히 소극적이고 폐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 김현정> 복지부동 같은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까 그 염려도 되는, 알겠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영국 얘기를 잠깐 좀 해야겠습니다. 대통령 내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차 영국에 가 있는데 그런데 장례식이 치러지기 전에 여왕의 관이 모셔진 곳에 조문하기로 잡았던 일정을 결국 교통혼잡 때문에 하지 못한 거예요. 더 엄밀히 말하자면 영국 측에서 오시지 말라고 했다는 거예요. 교통 혼잡 때문에. 그래서 여왕의 관이 떠난 뒤에 가서 조문록만 작성을 하는 걸로 이렇게 마무리가 됐습니다. 한쪽에서는 아니, 항상 현장 상황에 변수가 있는 거지, 뭐 이런 거까지 비판하느냐, 이런 의견도 있고 또 한쪽에서는 대통령 일정에는 이런 변수까지 다 고려가 됐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는데. 의전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탁현민> 일단 어떤 영국이 일하는 방식이 있어요. 그쪽은 사전에 토씨 하나까지도 다 알려줘요.
◇ 김현정> 토씨요? 토씨.
◆ 탁현민> 그래서 그대로 진행이 돼요. 글자 한 자까지 다 적어서 어떻게 어디서 몇 시에 움직이는지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사전에 인폼을 제시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서 그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영국 쪽 스타일이고 제가 경험한. 다만 문제는 융통성이 없어요, 이분들이.
◇ 김현정> 영국이.
◆ 탁현민> 그래서 딱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해요. 그러니까 제가 미루어 짐작컨대 영국에서 그렇게 불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을 저는 들고. 또 하나 만약에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으면 조문을 가장 중심으로 둔 외교일정이었잖아요.
◇ 김현정> 조문외교.
◆ 탁현민> 그렇다면 일찍 갔어야죠. 한두 시간이라도. 이게 지금 민항기 타고 이동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렇게 초 단위, 분 단위로 일정을 짤 게 아니라 조금 더 여유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죠.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영국의 대사님이 공석이에요. 그리고 외교부장관도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이번에.
◆ 탁현민> 기본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거기에 외교 경험이 일천한 대통령을 그냥 그 자리에 던져버린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 김현정> 그럼 이거 누가 잘못한 거예요? 누구 책임이에요.
◆ 탁현민> 기본적으로는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실의 실무적 책임이 있고 그리고 현장에서 뭔가 그 상황을 타개할 만한 센스를 발휘하지 못한 사람들의 책임이죠.
◇ 김현정> 아니, 경호차량이나 인력 제공면에서 봤을 때는 다른 나라보다 더 예우 받았다, 이런 해명이 나오기는 했어요.
◆ 탁현민> 저는 그거 되게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영국이 결례한 게 아니에요. 우리가 결례한 거지.
◇ 김현정> 그래요?
◆ 탁현민> 그게 왜 영국이 결례한 거예요.
◇ 김현정> 그 변수들은 우리가 챙기는 거예요?
◆ 탁현민> 그럼요. 우리가 챙겨야죠. 영국은 이미 사전에 충분한 인폼을 우리한테 줬을 거라는 거예요. 주지 않을 리는 없어요. 왜냐하면 한두 개의 나라가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cop26이라는 행사도 했었잖아요. 그때도 수백 명의 정상이 왔거든요. 영국이 그런 행사를 할 때 하는 기본적인 친구들의 업무 틀이라는 게 있고 한국을 굳이 무시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이분들은.
◇ 김현정> 좀 따져볼 필요가 분명히 있네요, 이건.
◆ 탁현민> 그런데 영국이 왜 자꾸 결례를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결례는 우리가 한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짐 푸느라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탁현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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