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겜 '우마무스메' 이용자측 환불 요구, 약관 따져보니..

오동현 2022. 9. 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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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용약관, 게임 내 상품 사용했다면 환불 불가…미성년 결제 등 제한적 환불 가능
환불 받은 계정도 복구해달라는 이용자 측…무과금 이용자와 형평성 논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게임 이용자들이 집단으로 환불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국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승소 여부를 떠나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가 국정감사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터라 이번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한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7일 오전부터 8시간에 걸쳐 이용자 측과 간담회를 했고, 18일 저녁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다"면서 재차 사과문을 올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재화 지급 등 일본 서버와 한국 서버 간 서비스 차별 ▲'챔피언스 미팅' 등 중요 이벤트에 대한 불충분한 공지 ▲운영진의 소통 부재 ▲서버 점검에 따른 '키타산 블랙 SSR' 픽업 이벤트 기간 단축 등 카카오게임즈의 서비스 운영 미숙을 지적하며 피해 보상 및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들이 한정판 '키타산 블랙 SSR' 카드를 높은 확률로 뽑을 수 있는 픽업 이벤트를 서버 점검으로 인해 3시간 조기 종료한 바 있다. '키타산 블랙 카드 SSR'를 뽑기 위해 게임 내 재화인 '쥬얼'을 구입해두거나, 교환 포인트를 모아온 이용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카카오게임즈는 간담회에서 "고객 개별의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공분한 이용자 측은 집단 환불 소송 참여자를 이메일로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용자 약관에 명시된 환불 요건과 부합하지 않는 점이 있어 집단 소송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미성년 결제 등 제한적 환불 가능…상품 사용했다면 불가

환불 받고도 계정 복구?…무과금 이용자와 형평성 문제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우마무스메' 한국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에서 '마차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운영 개선이 이뤄질때까지 해당 게임 내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을것을 약속하는 서약 참가자 모집도 병행했다. 2022.08.29. jtk@newsis.com
게임 내 아이템 및 재화에 대한 결제 취소 및 환불은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등)의 서비스 약관에 따라 진행된다. 이용자는 앱마켓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상품은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다만 환불 이후엔 계정이 제한될 수 있다.

게임 내 아이템 및 재화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서 말하는 디지털콘텐츠 '청약상품'에 해당한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구매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콘텐츠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7일 이내더라도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환불 불가한 사유가 된다.

이 청약 철회 규정은 미성년자의 결제나 앱마켓 오류에 따른 과오납금 등 일부 제한적인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대부분의 게임사가 적용하는 모바일 서비스 이용약관에 명시돼 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서비스 이용약관 제23조에 따르면 ▲구매 즉시 사용되거나 적용되는 유료 콘텐츠의 경우 ▲추가 혜택이 제공되는 경우에 그 추가 혜택이 사용된 콘텐츠의 경우 ▲개봉행위를 사용으로 볼 수 있거나 개봉 시 효용이 결정되는 콘텐츠의 개봉행위가 있는 경우 ▲타인으로부터 선물 받거나 회사의 이벤트 등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은 콘텐츠 또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획득한 콘텐츠의 경우 ▲묶음형으로 판매된 콘텐츠의 일부가 사용되거나 혹은 적용된 경우 등은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게임 내 재화인 '쥬얼'을 구매하고 이를 이용해 게임 내 상품을 구입했다면 환불이 불가능하다.

'키타산 블랙 SSR' 픽업 이벤트 조기 종료에 따른 환불도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게임즈가 사전 공지를 통해 이벤트 기간이 변경될 수 있음을 명시했고, 서버 점검의 경우 약관상 허용하는 부득이한 사유(긴급한 서버점검)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서비스 이용약관 '제13조'에 따르면 회사는 새로운 콘텐츠 내용, 각종 버그 패치 등 게임서비스의 운영상 또는 기술상 필요한 경우에 게임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시로 변경할 수 있으며, 변경 전 해당 내용을 게임서비스 내에 공지한다. 다만, 버그·오류 등의 수정이나 긴급 업데이트 등 부득이하게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또는 중대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후에 공지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픽업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고 서버 점검에 나선 배경도 '리세마라(캐릭터 무한 생성)' 계정 폭증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특정 서포트카드의 경우 비정상적인 계정 생성이 급증했다.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점검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결제 환불은 앱마켓 소관이다. 청약 철회 대상은 재화 회수 후 게임 이용이 가능하지만, 재화 회수가 불가능한 계정은 환불 후 정지된다.

그런데 지난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자 측은 집단 환불 소송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소비자가 원할 경우 이미 탈퇴한 계정과 앱마켓을 통한 재화 환불을 진행한 계정의 복구를 요청했다.

게임 커뮤니티에는 이런 이용자 측의 행위를 비판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한 이용자는 "불평등한 대우에 따른 환불 요청은 소비자의 권리이지만, 환불 후 계정 복구는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지적했다. 환불받은 이용자들에게 계속 계정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무과금 유저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가 간담회에서 이용자 측이 주장한 '환불 및 계정 복구' 요구에 침묵을 지킨 이유다. 게임 업계도 이번 초유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마무스메 간담회 참석 이용자들이 주장하는 환불 방식은 무과금 유저와 과금 유저에 대한 형평성에 대한 부분과 함께, 대상 범주를 국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게임 결제 취소 및 환불은 앱마켓 서비스 약관에 따라 진행되며 이용자가 상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과금·무과금 이용자 모두를 위한 보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사이게임즈와 논의를 통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 어려우면 게임 외적으로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현 대표도 "개선책들을 하나씩 직접 실행해 나가며,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또 신뢰를 하나씩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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