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주식 출회에 하한가..코스닥, 대주주 대출 '주의보'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가 끝나고, 다시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력한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증시도 연중 내내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담보로 맡긴 주식가치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 공시는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전달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간에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새로 체결한 코스닥 상장사는 상지카일룸,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셀피글로벌 등이다.
특히 셀피글로벌의 경우 최대주주가 오름에프앤비에서 로켓인터내셔널로 변경되면서 578만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승계됐다. 이후 지난 19일 채권자인 케이엔제이인베스트가 담보권을 실행하면서 대규모 주식담보 물량이 풀렸다. 이날 셀피글로벌은 하한가에 장을 마감했는데,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된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같은 기간 주식담보제공 계약기간이 만료돼 계약을 연장한 사례는 경동제약, 파버나인, 팬젠, 네오펙트, KH건설, 알파홀딩스, 서부T&D 등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스닥 상장사 파버나인은 지난 8일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 계약 체결' 정정 공시를 내고 이제훈 최대주주의 담보제공 계약을 갱신한다고 밝혔다. 채권자인 한화투자증권·대신증권·하이투자증권과의 기존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각각 3개월, 6개월, 3개월씩 연장했다. 대출금은 약 59억7천500만원 규모이며, 담보설정금액은 122억3천843만원이다. 담보권 전부 실행 시 이제훈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0.9%에서 2.33%로 하락한다.
한국정보통신도 지난 6일 박헌서 회장의 주식 담보제공 기간을 1년간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대출금과 담보설정금액은 약 391억원으로 동일하다. 담보권이 전부 실행될 경우 박헌서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1.54%에서 0.24%로 떨어지게 된다.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연장한 코스닥 상장사들은 대부분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티랩스, 다날, 경동제약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기간 율호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싸이토젠의 경우 지난 2분기 손실 폭이 확대됐다. 팬젠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확대됐고, 파버나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이후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 담보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채권자들은 동의 없이 담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하락해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되면, 주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대주주가 자주 변경되는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는 총 501개사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상장사(2천383개사)의 21%로 나타났다. 최대주주 변경은 주로 주식양수도계약(31.6%), 제3자배정 유상증자(26.3%), 장내매매(14%)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장내매도, 반대매매 등의 사유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경우, 향후에도 최대주주 변경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앞으로도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담보권 행사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7월 이후 나타났던 베어마켓 랠리는 일단락된 모습이다. 최근 한 달간 코스닥지수는 5.42% 감소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연준을 보기 전까지 추세적 반등은 지연될 것"이라며 "주식시장 상승은 비둘기적인 연준 이전까지 약세장 랠리 형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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