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 '영업현금흐름' 나빠졌다

김노향 기자 입력 2022. 9. 20. 06:56 수정 2022. 9. 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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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8·16대책 신탁사 '파티' 될까] ③ 신탁사에 둥지 튼 국피아 왜?

[편집자주]토지 등 부동산을 위탁받아 각종 인·허가와 분양계약, 자금 입·출금 등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신탁업계가 부동산 개발사업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로 금융업의 부동산업 진출이 활발해진 가운데 신탁사들은 새 정부 첫 부동산대책인 '8·16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시행사업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들의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그동안 높은 신탁보수로 인해 시장 선점 효과는 미미했다. 등록업체 수 증가로 보수율이 떨어지고 신탁사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사업성이 높은 정비사업 특성상 그동안 시공사와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고 인플레이션 등 사업비 증가 요인이 늘어나 선뜻 신탁방식을 선택하는 사업지는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안이 실제 시행되기 위해선 국회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

서울 강남구 한국자산신탁 본사 사옥 /사진=김노향 기자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에 신탁사의 진출이 가능해졌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성 낮은 지역을 위주로 진행돼 시장 선점에는 다가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신탁업 등록업체 수가 급증하고 경쟁 심화로 인한 보수율 하락과 수익성 약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온 만큼 신탁사들은 이번 정부의 도시정비 인센티브 지원정책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막상 법 제·개정이 필요해 국회 문턱을 넘는 일이 만만찮은데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수익성 문제도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한토신, 부채 늘고 영업현금흐름 악화


토지신탁업계 자산·매출 1위 한국토지신탁의 영업이익률(이하 연결기준)은 2018년 68.5%에서 지난해 39.7%로 28.8%포인트 하락했다. 올해는 38.8%로 영업이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부채는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는 5513억원에서 6966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1436억원에서 올 상반기 마이너스(-)1035억원이 됐다.

한국토지신탁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895억원에서 올해 850억원으로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자산·매출 업계 2위인 한국자산신탁의 1635억원과 비교해 2분의 1 수준이다. 2분기 매출은 606억원, 영업이익은 22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37.4%, 67.6% 증가했다. 하지만 반기 매출은 10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탁보수는 370억원에서 350억원으로 20억원 줄었다.

현금배당성향은 별도 기준 ▲2019년 21.0% ▲2020년 33.0% ▲2021년 33.4% 등으로 증가했다. 2020년 당기순이익 감소로 배당금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주주환원을 위한 노력으로 배당을 유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올 2분기 매출 553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각각 6.0%, 8.0% 감소했다. 1분기엔 출자금 배당수익 55억원이 발생했다. 올 반기 매출은 11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은 212억원에서 마이너스(-)31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신탁보수를 포함한 수수료 수익은 34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9.8% 늘었다. 이자수익은 204억원으로 15.6% 증가했다. 현금배당성향은 ▲2017년 14.7% ▲2018년 19.8% ▲2019년 25.1% ▲2020년 20.7% ▲2021년 25.1% 등을 기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금융회사인 신탁사의 방어적 특성이 돋보이게 된다"면서 "신탁사가 재건축은 물론 리츠와 리모델링 등 다양한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 신탁업계 1·2위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공공기관으로 설립돼 민간에 매각, 현재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디벨로퍼가 금융업인 신탁업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366위 한국자산신탁은 대주주인 부동산 개발회사 MDM과 창업자 문주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절반 이상인 53.62%를 보유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83위 한국토지신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회사로 설립돼 2013년 MK전자에 인수됐다. 대주주인 MK전자와 MK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한국토지신탁 지분율은 35.46%, 자사주 비율은 9.68%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국피아들의 사외이사·감사 선임 논란


8·16 대책 발표 후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힘이 실리면서 부동산신탁사 14곳 중 43%인 6곳에 국토교통부 출신 전직 공무원이 등기 임원으로 선임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신탁업 인가를 받은 국내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한국토지신탁·KB부동산신탁·신한자산신탁·코람코자산신탁·한국투자부동산신탁·신영부동산신탁 등은 국토부나 산하기관 출신 등기 임원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임기 2년의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을 맡았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3월 국토부 부이사관을 지낸 강영서씨를 2년 임기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임명했다. 강 감사위원은 2016년 5월 국토부를 퇴직한 후 같은 해 7월부터 3년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했다.

KB부동산신탁은 2020년 3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과 대한건설협회 부회장을 지낸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임기 1년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중임됐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5월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지낸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을 2년 임기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지난해 5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재정씨를 2년 임기 사외이사에 임명했다. 그는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국토도시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뒤 2018년 말 퇴직했다. 신영부동산신탁은 지난해 6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과 LH 사장을 지낸 박상우씨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했다. 그는 2014년 5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6년 3월부터 3년간 LH 사장직을 지냈다.

코람코자산신탁도 지난해 3월 LH 전략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상엽 전 알파돔시티자산관리 대표이사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했다. 국토부 출신 인사 5명 가운데 3명이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기획조정실은 국회 대관 업무와 정책, 업무보고 등을 수행한다. 정책 민원이나 인맥 관리가 필요한 민간기업 입장에선 도움이 될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분야도 시장 활성화와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 위해 소위 전문가를 영입하고 민원 처리를 한다"면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네트워크 차원에서 공무원 출신 인사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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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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