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파이널A행 기적.. '유머+호통' 최용수의 '카멜레온 리더십'에서 나왔다

김희웅 입력 2022. 9. 2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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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파이널A 진출 이끈 최용수 감독.(사진=프로축구연맹)

최용수(49) 강원FC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기적'을 만들었다.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팀을 파이널A로 이끌었다. 강원의 반등 비결은 팀 상황과 특성에 따라 변화를 준 최 감독의 '카멜레온 리더십'이었다.

강원은 지난 18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인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영빈의 멀티 골을 엮어 2-1로 승리, 6강행을 확정했다. 극적인 파이널A 진출이었다. 7위 강원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전까지 6위 수원FC에 승점 2차로 뒤져있었다. 강원은 제주를 이기고, 수원FC의 패배를 바랐는데 그게 실현됐다.

최용수 감독의 공이 컸다. 지난해 11월 강원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소방수’였다. 당시 강원은 파이널 라운드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순위는 11위였고, 꼴찌 광주FC(승점 39)보다 3점 앞선 상태였다. 자동 강등까지 우려할 상황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남은 2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둬 11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하며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나 최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차전에서 4-1로 쾌승하며 잔류를 확정했다.

2022시즌 초반에도 강원은 고초를 겪었다.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열린 리그 8경에서 무승(4무 4패)의 늪에 빠졌고, 결국 11위까지 쳐졌다. 지난 시즌의 비극을 반복하는가 싶더니 이내 반등했다. 김대원, 양현준 쌍포를 앞세운 화끈한 역습 축구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는 동시에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린 강원은 6강행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FC서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최용수 감독은 카리스마를 지닌 사령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지난 열 달 동안 강원에는 늘 긴장감이 흘렀다. 그 핵심이 최 감독의 ‘카멜레온 리더십’이었다.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최 감독은 이따금 특유의 유머로 선수단을 쥐락펴락했다. 때론 엄하고, 때론 친근함을 앞세워 선수들과 벽을 허물었다. 최 감독의 유연한 '밀당'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실제 강원 선수 몇몇은 최용수 감독의 친근함과 카리스마를 이야기한 바 있다. 최 감독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장난치며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깼다. 이전처럼 강렬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지난 5월 열린 전북 현대전에서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당시 강원 선수들이 경기 중 불필요하게 심판 판정에 항의했고, 최 감독이 불같이 화낸 것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행동이 어긋나면 강렬한 메시지로 선수단을 바로잡았다.

제주전서 득점 후 기뻐하는 강원 선수단.(사진=프로축구연맹)

제주전에서 2골을 기록한 수비수 김영빈은 “감독님은 유머러스하다. 가끔 호되게 꾸중하시기도 한다. 적절하게 선수들을 이끄신다”고 전했다. 최 감독을 가까이서 지켜본 강원 관계자 역시 “조금 무서울 때도 있지만, 부드러울 때도 있다”며 “감독님은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는 편이다. 선참 선수들은 조금 편하게 대해 주신다. 좋은 성적을 거둔 요인으로 생각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 빛을 본 선수도 여럿 있다. 김대원과 양현준이 대표적이다. 대구FC 시절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김대원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32경기에 출전해 10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내 유일한 10-10 클럽(10골·10도움) 가입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9경기 출전에 그쳤던 양현준은 K리그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선수로 성장했다. 8골 4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둘은 최 감독이 빚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김대원과 양현준에게는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꺼내 기량 발전을 도왔다. 김대원은 지난 6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공격수는 공격 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며 항상 자극을 주신다”고 밝혔다. 신인 양현준에게는 디테일한 주문에 더해 아낌없는 칭찬으로 자신감을 심어줬다. 양현준이 꼽은 맹활약 비결이다.

물론 선수단이 감독의 지도를 잘 따랐기에 나온 성과다. 최용수 감독은 “시·도민들한테 희망, 감동이란 단어를 드리고 싶다. 내가 지난해 왔을 때는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어쨌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올 시즌 역시 100% 원하는 선수 구성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축구 철학을 따랐다. 사실 내 성격이 보통이 아니지 않은가. 큰 잡음 없이 즐거운 여행을 해왔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부드럽게 웃었다.

파이널A행 막차 탑승에 성공한 강원은 벌써 새 시즌을 바라본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최용수 감독은 “우리 위에 있는 다섯 팀은 경기력, 경쟁력이 한 수 위다.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 같다”며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일관성 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 이것이 내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고 힘줘 말했다.

파이널A 막차 탑승 성공한 강원.(사진=프로축구연맹)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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