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가 아닌 실력을 쌓아라" 후배가 생긴 '흥국생명 신성'이 꿈꾸는 새 시즌[인터뷰下]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함께 힘든 시즌을 보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지난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만이 그들보다 아래에 위치했을 뿐이었다. 그랬던 흥국생명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데뷔와 함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신성' 정윤주(19)의 등장이었다.
정윤주는 대구신당초-대구일중-대구여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당초 페퍼저축은행의 우선지명이 예상됐던 정윤주였으나 순번이 밀리며 흥국생명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팀을 이끌던 박미희 감독이 "이 선수가 우리 순서에 올 거라 생각 못했다"라며 큰 반가움을 드러낼 정도의 유망주였다.
그렇게 분홍 유니폼을 입은 정윤주는 어린 나이에도 당찬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돋웠다. 하위권으로 처진 흥국생명 팬들의 짙은 아쉬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위안거리였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욱 성장한 모습과 함께 2년차를 맞이할 그를 흥국생명의 비시즌 훈련이 한창인 경기 용인의 흥국생명 체육관에서 지난 6일 만날 수 있었다.
롤모델 '김연경'이 팀 언니로… '흥국생명의 미래' 정윤주가 펼칠 2년차 시즌[인터뷰上]에서 계속
▶ 권순찬표 '스피드배구'에 푹 빠졌다… 새 사령탑과의 찰떡 케미
앞서 언급했던 흥국생명의 새로운 사령탑, 권순찬 감독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여자배구를 맡게된 권순찬 감독은 이미 지난 홍천 서머매치, 순천 KOVO컵을 거치며 '스피드배구'를 흥국생명에 주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윤주는 "팀이 빠른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그 빠른 타이밍을 아직은 정확하게 (세터와) 맞추지 못하고 있다. 공격 면에서는 이번 비시즌에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라며 달라진 점을 소개했다. 이어 "예전에는 공이 띄워진 걸 보고 들어가서 파워를 실어서 때렸다면, 이제는 공이 빠르다 보니 공을 보고 들어가는 게 들어가면서 동시에 바로 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스타일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팀의 변화하는 스타일에 맞추기 쉽지 않을 수도 있는 노릇. 하지만 정윤주는 "빠른 플레이를 하다보니 상대 블로커가 못 따라오는 경우가 있다. 그게 너무 좋다. 쾌감이 느껴지고 너무 재밌다"라며 웃음지었다.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이야기하며 눈이 반짝반짝해진 정윤주였다. 권 감독이 "선수들도 매력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라고 말한 것에는 다 근거가 있었다.
이어 정윤주는 권순찬 감독과의 재밌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령탑은 정윤주를 "이래도 대구 저래도 대구 얻다 대구"라며 부른다고 한다. 다소 의아한 별칭이었는데, 그 이유는 단순했다. 단지 정윤주가 대구에서 왔기 때문. 권순찬 감독이 "말 안하고 있으면 차갑게 보인다는 얘기를 들어서 농담을 좀 많이 하려 한다. 그런데 세대 차이가 나서 그런가 농담이 잘 안 먹히더라"며 수줍게 웃은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정윤주는 끝까지 "정말 재밌으세요"라며 감독님의 편을 들어주는 의리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새 스승은 정윤주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정윤주는 "감독님께서 무조건 리시브가 돼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공격 들어갈 때 왜 좋은 점프를 못 살리고 내려와서 때리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 점들을 최대한 고치려고 하고 있고 계속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고 전했다. 가벼운 농담과 진지한 가르침들이 한 데 뒤섞이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흥국생명과 권순찬 감독이었던 것이다.
▶ 어느새 후배까지 들어왔다… 새 시즌에 임할 '2년차' 정윤주
지명을 받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정윤주는 지난 9월 5일 열린 2022~2023 신인 드래프트를 함께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는 "저희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했어서 그냥 화면을 보고 했었는데, 이번 애들은 직접 감독님 뵙고 현장에서 하니까 진짜 떨리겠다 싶었다"라며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194.5cm의 역대 최장신 미들블로커 몽골 출신 염어르헝(본명 체웬랍당 어르헝·페퍼저축은행)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정윤주는 대구여고 시절 목포여상의 어르헝과 맞대결을 펼친 기억이 있다. 당시 정윤주가 어르헝을 앞에 두고 공격을 성공시키는 장면들은 여전히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될 정도. 그 장면은 이제 다가오는 새 시즌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정윤주는 "(어르헝을 보고) 키가 정말 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팀의 주공격수인 아웃사이드 히터라면 뚫어내야지, 무조건 점수 내야지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더니 이겼던 것 같다. 프로 와서도 외국인 선수들이 앞에 있어도 옆으로 빼거나 터치 시킨다는 생각으로 힘있게 임하려 한다"라며 젊은 선수다운 패기와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흥국생명에도 임혜림(MB), 김민지(L) 등 정윤주의 후배이자 동생들이 들어왔다. 정윤주는 "제가 온 지도 얼마 안됐는데 후배가 들어온다 생각하니 어색하고 긴장된다"라며 미소지었다. "후배한테 도움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정윤주는 "후배들에게 '프로의 세계는 정말 냉정하다. 연차가 아닌 너의 실력을 쌓아야 된다'는 말을 가장 해주고 싶다"는 진심어린 조언까지 건넸다.
스스로에게도 계속 되뇌이는 말이었다. 그는 "항상 느끼지만 자리는 정해진 게 아니다. 제 자리라고 적힌 것도 아니다. 스스로 실력을 쌓아서 그 자리에 맞는 선수가 내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는 2년차답지 않은 의젓한 멘트도 내놨다. 이어 "데뷔 시즌 신인왕은 아쉽게 놓쳤지만 베스트7에 들어 보겠다"는 당찬 포부까지 곁들였다.
마지막으로 정윤주는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경 언니가 왔고 감독님도 새로 오셔서 팀 스타일이 많이 변했다. 정말로 한 번 우승을 노려봐도 될 것 같다"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2년차 유망주 정윤주의 당당한 눈빛과 꽉찬 자신감 그리고 밝은 웃음은 흥국생명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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