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보게 되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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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9월 20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 애스트로돔에서 여자 테니스 1인자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 1943~)과 남자 테니스 왕년의 챔프 바비 릭스(Bobbi Riggs, 1918~1995)가 맞붙었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유년기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하던 킹은 '여성스러운' 딸을 원했던 아버지에게 이끌려 테니스를 시작, 만 18세였던 1961년 윔블던 여자 복식 우승을 시작으로 이내 여자 테니스 무대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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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9월 20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 애스트로돔에서 여자 테니스 1인자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 1943~)과 남자 테니스 왕년의 챔프 바비 릭스(Bobbi Riggs, 1918~1995)가 맞붙었다. 완고한 남성 우월주의자 릭스는 평소 여자 스포츠(인)를 폄하했고, 시합을 앞두고도 ‘여성은 감정적으로 열등해서 시합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 장담했다. 대회는 ‘쇼’ 성격의 이벤트여서, 킹은 클레오파트라로 분장한 채 남자 노예들이 멘 황금 가마를 타고, 릭스는 여성 모델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코트에 입장했다.
하지만 둘에게는 결코 쇼일 수 없었다. 코트 관객 3만여 명은 물론이고 TV로 시합을 지켜본 5,000여만 명에게도 그 시합은 여성 테니스의 위상과 자존심이 걸린 성 대결이었다. 결과는 6-4, 6-3, 6-3, 킹의 완승. 그의 승리는 1960, 70년대 페미니즘의 승리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유년기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하던 킹은 ‘여성스러운’ 딸을 원했던 아버지에게 이끌려 테니스를 시작, 만 18세였던 1961년 윔블던 여자 복식 우승을 시작으로 이내 여자 테니스 무대를 장악했다. 이 시합 당시 그는 윔블던에서만 단복식과 혼합복식 등 20차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여성 프로 선수 최초로 1971년 한 시즌 10만 달러 상금을 벌었다. 1968년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상금은 2,000파운드, 여자 상금은 750파운드였다.
그는 1973년 여성테니스협회(WTA)를 창립해 젠더 차별에 맞섰고, 인종 등 소수자 권익 향상에도 힘썼다. 1981년 비서였던 전 연인이 소송을 거는 바람에 레즈비언 성정체성이 폭로된 뒤, 그는 더 일찍 스스로 커밍아웃하지 못한 것을 공개적으로 반성했다.
2020년 미국 마텔사는 “볼 수 있으면, 될 수 있다(If you can see it, You can be it)”는 문구와 더불어 그를 모델로 한 여성 테니스 선수 ‘바비’를 출시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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