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등 진상규명위' 출장비 1600만원에 보고서는 단 70자

조선일보 2022. 9. 2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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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회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사참위 활동종료와 종합보고서 발간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출범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4년간 세금 547억7100만원을 쓰고도 사실상 아무 결과 없이 최근 해산했다. 무슨 결과가 있을 것도 없었다. 사건 원인은 오래전에 다 규명됐다. 있지도 않은 다른 원인을 찾겠다며 혈세만 낭비했다. 아무리 한풀이가 필요하다 해도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어야 한다.

사참위는 2018~2022년 총 10차례 해외 출장에 1억1800만원을 썼다. 세월호 관련 출장 5건 가운데 2020년 2월 6박 8일간 1658만원을 지출한 러시아·폴란드 출장의 결과 보고서는 한글 70자 분량이었다. 2019년 3월 포렌식 용역 점검 회의 목적으로 다녀온 런던 출장도 마찬가지였다. 436만원을 쓴 출장 보고서가 딱 1장이었다. 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출장비를 낭비하고 엉터리 보고서를 제출했다간 바로 징계받고 퇴사해야 할 것이다. 가습기 사건과 관련, 사참위는 2019년 11월 인도·영국 출장에 2189만원을 썼지만 조사 대상자가 면담을 거부했다고 한다. 세금을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1950년대 발생해 70년 가까이 지난 미나마타병 대응에서 교훈을 얻겠다며 5박 6일 일본 출장에 745만원을 쓰기도 했다. 방만한 행태가 도를 넘었다.

사참위는 기본 경비로 204억7300만원, 인건비로 184억3400만원을 썼다. 전체 예산의 71%가 조직 유지에 들어간 것이다. 진상 규명을 명분으로 혈세를 받아 자기편 밥그릇을 챙긴 것이다. ‘세월호 참사 뉴스에 붙은 댓글의 비정상적 패턴을 조사·분석하겠다’며 1900만원, 세월호 백서 작성을 위한 영상 채증에 2억6200만원을 썼다. 국민 세금을 눈먼 돈처럼 마구 뿌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지난 8년간 검경·특검·감사원·국정조사·특조위·사참위까지 9번이나 수사·조사를 벌였다. 모든 의혹이 근거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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