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도 위태로운 일본" [횡설수설/장택동]
장택동 논설위원 2022. 9.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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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 일본(Japan As Number One)'이라는 말에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환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지켜본 미국 하버드대 에즈라 보걸 교수가 1979년 쓴 책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당시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고 미국에서는 "일본을 배우자"는 열기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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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 일본(Japan As Number One)’이라는 말에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환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지켜본 미국 하버드대 에즈라 보걸 교수가 1979년 쓴 책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당시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고 미국에서는 “일본을 배우자”는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이 됐다. 일본 경제가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준 지 이미 오래고, 3위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근래 1달러에 140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3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하고, 4위인 독일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한때 전 세계 GDP의 15%를 차지했던 일본 경제의 점유율은 4% 아래로 줄어들게 된다. 2000년 세계 2위까지 올랐던 1인당 GDP는 지난해 28위로 떨어졌고, 8월 일본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암울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본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약 50년간 선진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기 직전”(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일본은 쇠퇴도상국이자 발전정체국”(데라사키 아키라 일본 정보통신진흥회 이사장) 등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일본의 상황을 “청나라 말기 같다”고 비유한 학자도 있었다. 변화를 거부하다 쇠락의 길을 걷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 사회는 정체돼 있고 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 정부는 팩스와 도장으로 상징되는 아날로그식 행정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청까지 신설했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30%에 가까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데다 총인구는 13년째 감소했다. 아베노믹스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기술 혁신보다는 엔저에 기대 수익을 창출하는 데 익숙해졌고,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간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경제는 1990년대 들어 주가와 부동산이 폭락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 침체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황일 때 거품이 생기는 것을 막지 못했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쉼 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한국의 앞에도 긴 내리막길이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근래 1달러에 140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3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하고, 4위인 독일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한때 전 세계 GDP의 15%를 차지했던 일본 경제의 점유율은 4% 아래로 줄어들게 된다. 2000년 세계 2위까지 올랐던 1인당 GDP는 지난해 28위로 떨어졌고, 8월 일본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암울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본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약 50년간 선진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기 직전”(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일본은 쇠퇴도상국이자 발전정체국”(데라사키 아키라 일본 정보통신진흥회 이사장) 등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일본의 상황을 “청나라 말기 같다”고 비유한 학자도 있었다. 변화를 거부하다 쇠락의 길을 걷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 사회는 정체돼 있고 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 정부는 팩스와 도장으로 상징되는 아날로그식 행정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청까지 신설했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30%에 가까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데다 총인구는 13년째 감소했다. 아베노믹스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기술 혁신보다는 엔저에 기대 수익을 창출하는 데 익숙해졌고,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간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경제는 1990년대 들어 주가와 부동산이 폭락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 침체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황일 때 거품이 생기는 것을 막지 못했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쉼 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한국의 앞에도 긴 내리막길이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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