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영원한 작별한 웨스트민스터 사원, 남편곁 잠든 윈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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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영국과 전 세계에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70여 년간 해로하다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이 묻힌 런던 근교 윈저성 지하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엘리자베스 2세 역시 1947년 이곳에서 배필 필립공과 결혼식을 올렸고 6년 뒤에는 마찬가지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TV 생중계되는 가운데 대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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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집'이라고 생각했던 윈저성 내 교회에서 남편과 영면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영국과 전 세계에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70여 년간 해로하다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이 묻힌 런던 근교 윈저성 지하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여왕이 마지막 발자취를 남긴 두 곳은 여왕은 물론 역대 영국 왕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힌 장소들이다.
런던 중심가 웨스트민스터시(City of Westminster)에 자리 잡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정식 이름이 '웨스트민스터 성베드로 대성당'(the Collegiate Church of St Peter, Westminster)으로, 특정한 교구에 속하지 않은 왕실 전용 교회다.
기원이 10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유서 깊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원래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던 곳이었다. 1040년대 '참회왕'으로 불리던 앵글로색슨 왕 에드워드가 이 터에 석조 교회를 신축했다.
현재의 고딕 양식 교회는 1245년 헨리 3세의 명령으로 건축되기 시작됐다. 물론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증·개축을 거듭했다.
1066년 '정복왕' 윌리엄 1세가 대관식을 치른 이후 역대 잉글랜드와 영국 왕들의 대관식은 이곳에서 올리는 관행이 확립됐다.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국왕에게도 일생 가장 중요한 의식인 결혼식과 장례식이 이곳에서 열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역시 1947년 이곳에서 배필 필립공과 결혼식을 올렸고 6년 뒤에는 마찬가지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TV 생중계되는 가운데 대관식을 치렀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다른 유럽 지역의 교회와 마찬가지로 장묘 시설이 있는데 여기에는 1066년 참회왕 에드워드에서 1760년 조지 2세에 이르기까지 30명의 국왕이 잠들어 있다. 또 찰스 디킨스, 알프레드 테니슨, 헨리 퍼셀, 로렌스 올리비에에서 아이작 뉴턴과 찰스 다윈, 스티븐 호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분야의 위인과 정치인들도 안장됐다.
윈저성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전에 '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영국 국왕의 관저이자 집무실은 버킹엄궁이지만 여왕은 이곳을 좋아하지 않았고 즉위 직후만 해도 입주를 기피하기까지 했다.
여왕은 여름 휴가철에는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지내는 것을 선호했고 지난 8일 서거하기 전까지도 이 성에 머물렀다. 런던에 있을 때나 크리스마스 등 명절에는 가능하면 버킹엄궁보다는 윈저성에 거주하려 했다고 한다.
런던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윈저성은 11세기 영국을 침략해 정복한 윌리엄 1세가 왕궁으로 건축했다. 현재 사람이 거주하는 곳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성 가운데 하나다.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마찬가지로 윈저성 안의 성조지 교회에도 절대 왕권을 휘두른 헨리 8세와 영국 내전에서 패해 참수된 찰스 1세 등 역대 국왕들 가운데 다수가 잠들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와 어머니, 여동생도 이 교회 북쪽 면에 자리 잡은 '조지 6세 추모 예배당' 지하에 묻혀 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유해도 성조지 교회에서 장례식을 치른 후 왕실 지하 납골당에 임시로 안치돼 있었다. 남편의 사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조문객도 없는 장례식장 의자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홀로 의자에 앉아 슬픔에 잠겨 있는 사진은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70년 가까이 해로한 여왕 부부는 이제 '집'에서 나란히 누워 영면할 수 있게 됐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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