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위기 때 빛나는 한미금융 네트워크

문재용 2022. 9. 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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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환율 안정과 외환보유액 관리를 위해 매년 수조 원의 재정을 외국환평형기금에 투입한다. 국민이 효과를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외국환평형기금에 수조 원씩 지출하는 것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이를 아껴야 한다는 주장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소 지출이 과하더라도 환율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공고한 덕분이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며 다시금 외환과 국가 신뢰도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뉴스도 이어진다. 이렇듯 돈을 써서 대응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제 금융계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국 금융의 위상을 높이는 일을 병행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환율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것도 결국 국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도 최근 같은 맥락에서 국제 금융계 네트워크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한 세미나에서 "그동안 역대 미 재무장관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들의 자서전을 보면 그들만의 핵심 인맥이 있다"며 "이러한 인맥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놓으면 급할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금융계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는 더욱더 확대된 상태다. IRA 입법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입장을 충분히 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고,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게 됐다.

매일경제는 이 같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0년부터 한국과 미국 금융권 최고위 인사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을 개최해왔다. 올해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과 재무장관을 지냈던 제이컵 루 린지 골드버그 대표가 연사로 나선다. 미국 민주당 정부에서 전 세계 금융위기 대응의 일선에 섰던 그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맞서는 조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을 해설해줄 최고의 인사다. 올해 행사를 통해 한국 금융계를 대표하는 참석자들이 혜안을 얻고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해 이번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금융부 = 문재용 기자 moon.jaeyo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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