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윤계 피로감' 드러낸 與 원내대표 선거 의미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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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TK) 출신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어제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나 표 차이는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당초 압도적 승리가 점쳐졌던 주 의원은 절반을 간신히 넘긴 61표를 얻는 데 그친 반면 입당한 지 1년이 채 안 된 호남 출신 재선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는 파란을 일으켰다.
주 의원이 과반 득표로 재투표 없이 곧바로 승부를 확정지었지만, 정치권 안팎의 파장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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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대론'에 대한 불편한 기류 표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 내홍 수습
이 의원의 깜짝 놀랄 만한 선전은 추대론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로 풀이된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내세우면서 당 운영을 주도하려는 친윤계에 대한 의원들의 견제구다. 대통령실의 뜻이 당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모양새에 대한 반발심과 함께 대통령실의 뜻을 당에 전달하려는 듯한 일부 친윤계 의원들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류가 표출된 것이다.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던 중진 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접은 것을 두고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친윤계는 이번 경선 결과의 의미를 되새겨 윤심을 빌려 당무를 좌지우지하려는 행태는 역효과와 부작용이 작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주 원내대표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5개월여 만에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로 2년4개월여 만에 재등판하게 됐다. 그는 정기국회 기간 국정감사·예산안 심사 등을 이끌고, 당의 내홍을 수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당장 28일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가 열린다. 만약 이번에도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는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 재발한다. 주 원내대표도 이런 점을 의식해 “우선 당이 안정돼야겠다”며 “지금 상황들이 너무 많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집권 세력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고 있다. 여당이 정부를 뒷받침하기는커녕 내홍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대통령 지지율은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여야 협치도 요원하다. 집권 여당이 언제 제 역할을 하게 될지 기다리며 몇 달째 지루한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은 피로하다.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국민의힘은 서둘러 제 궤도를 찾고 혼란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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