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달리다 아프면..여기 'SOS', 안성휴게소의원 '건강 오아시스'로
지난 추석 연휴간 123명 진료
인근 주민에게도 서비스 제공
A씨(70)는 얼마 전 추석을 맞아 서울에 있는 아들집으로 가던 중 극심한 전신 근육통, 감기몸살 증상을 보였다. A씨는 연휴인 데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던 중이어서 난감했으나 마침 고속도로휴게소에 위치한 ‘경기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이 가까워 이곳을 찾았다. 그는 1시간 반 정도 수액 처방을 받은 후 몸이 회복되자 가벼운 마음으로 아들을 만나러 갔다. 귀경길에 두 살배기 딸이 갑자기 39도 이상 고열이 나 가까운 병원을 찾던 주부 B씨는 안성휴게소의원으로 달려갔다.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처방받은 B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 최초로 고속도로휴게소에 설치한 공공의료시설인 경기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이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이 추석 연휴인 지난 9~12일 4일간 123명을 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간에 장시간 운전이나 노동으로 인한 염증 환자, 선선해진 날씨에 따른 환절기 알레르기 환자, 기름진 음식을 섭취해 장염을 앓은 환자, 성묘 과정에서 물림·긁힘 상처를 입은 환자 등 다양한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은 2021년 7월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안성휴게소에 설치됐다. 면적 223㎡, 2층 규모로 조성됐다. 경기도가 시설 설치·운영비를 지원하고 한국도로공사가 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의 협약 체결 후 설치됐다.
이곳은 의사 2명을 포함한 의료진 6명이 휴무일 없이 36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며 진료를 한다.
주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처치·예방접종 등을 담당한다. 휴게소 인근의 안성시 원곡면과 평택·오산·용인지역 일부 주민들에게도 보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이라 약 처방과 조제도 가능하다. 이곳은 진료실을 비롯해 처치실·조제실·주사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처치실에서는 엑스레이 촬영과 함께 응급 치료가 가능하다. 주사실에는 2개의 침대와 소파를 마련해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영양수액 주사’도 맞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성휴게소 주변 마을 주민들도 자주 찾는다. 멀리 안성 시내까지 가지 않고도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처방·조제까지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데다 비용까지 저렴해 이용객들도 점점 느는 추세다.
경기도 관계자는 “안성휴게소의원은 일반진료 외에도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및 질병 예방접종을 하고 노동자 건강주치의 사업과 연계해 화물차 운전자 등의 건강진단도 하고 있다”면서 “고속도로 이용자, 화물차 운전자, 의료시설이 부족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1년 365일 문을 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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