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오름 보전하면 '인센티브'
소유주·주민에 적절한 보상
2024년부터 본격 시행 예정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암괴지대 위 나무와 덩굴식물 등이 뒤섞인 원시림 ‘곶자왈’은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곳으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특히 많은 비가 와도 주변으로 흘러넘치지 않고 지하로 흘러내려가 지하수 함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제주 곶자왈의 60%는 사유지로 언제든 개발의 압력에 노출돼 있다. 오름 역시 63%가 사유지다. 일부 사유지 오름은 많은 탐방객에 의해 훼손되고 있지만 소유주가 원하지 않으면서 보전 정책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가 곶자왈과 오름, 하천 등 지역의 생태계를 보전하면 적절한 보상을 하는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 방식으로 토지 소유자, 주민의 환경 보전 의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제주도는 오는 26일 제주도청에서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용역은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내년 8월까지 수행한다.
생태계서비스란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모든 혜택을 의미한다.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식량과 물, 목재부터 생태계가 지닌 기후 조절, 탄소 흡수, 자연을 즐기는 휴양과 관광, 예술적 영감까지 모두 생태계서비스에 포함된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보호지역이나 생태 우수지역의 토지 소유자, 지역 주민 등이 이러한 생태계서비스의 보전과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할 때 적절한 보상을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환경부에서도 실시 중으로, 전국 31개 지자체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용역에서는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도입을 위해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법정보호지역 위주의 철새 보호 활동뿐만 아니라 곶자왈, 오름, 하천 등 제주의 환경 여건에 맞는 대상지와 선정 기준, 도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유형 발굴, 적정 보상단가, 사후관리 등을 다룰 예정이다.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내년 용역이 끝나는 대로 기준을 설정해 시범사업을 하고, 2024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제주도는 또 전문가와 농업인, 지역 주민, 환경단체, 공무원 등 15명으로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계약 추진협의체를 구성했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생태계서비스 지불제의 전면 시행은 민간 참여로 환경자산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공익적 보상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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