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일 정상회담 여부에 "언급할 것 많지 않다"
일본 자극 않고 물밑 조율
'양국 논의 난항' 관측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사이 첫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이 “언급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이 당초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던 것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순방에 동행 중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프레스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묻는 말에 “언급할 것이 많지 않다. 특별히 코멘트하지 않으려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는 “기존 전망과 달라진 것까지는 아니다”라면서 “(한·일 정상회담 관련) 사실 확인이나 경과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고, 좋은 계기가 있을 때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 일부 매체에서 회담이 틀어졌다는 보도가 나온다는 질문에도 이 관계자는 “언급을 자제하는 것을 공식 입장으로 받아달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이 입장 표명을 자제한 것을 두고 양국 간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회담 성사를 위해 최대한 일본을 자극하지 않고 물밑에서 조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20~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대통령실 발표 직후 정례 회견에서 “총리 뉴욕 방문의 구체적인 일정은 현시점에서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며 회담 관련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일부 매체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정상회담 성사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여부 자체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배상 등 과거사 현안이 회담 주요 의제로 거론되지만 양국 모두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민감한 주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개최한 리셉션에 참석, 나루히토 일왕과도 인사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 사이 특별한 대화가 없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부인사를 전하고 환담을 나눈 정도”라고 답했다.
심진용·유정인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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