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또 이준석 관련 '문자파동'
유상범 "성상납 기소되면 제명해야"
비대위원장·윤리위원 간 문자
이 전 대표 징계 논의 포착
정 “8월에 보낸 것” 해명 속
유 의원, 윤리위원 전격 사퇴
이 “수사 예측해 상의·지시”
추가 중징계 땐 유엔 제소 뜻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관련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19일 노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메시지 논란에 이은 2차 문자 파동이다. 유 의원은 “저의 불찰로 인해 윤리위의 공정성, 객관성이 의심받아선 안 된다”며 윤리위원직을 사퇴했다. 윤리위 결정에 대한 중립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위원장이 이날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유 의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국회사진기자단에 포착됐다. 정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오늘 오찬 함께 합(시다)”라는 메시지를 입력하는 사진인데, 상단에 정 위원장이 “ㅇㅋ(오케이).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하자 유 의원이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한 부분이 찍혔다.
정 위원장 해명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때는 지난달 8월13일이다. 이 전 대표가 ‘주호영 비대위’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힌 날이다. 윤리위가 지난 18일 추가 징계 개시를 결정한 사유 중 하나인 ‘양두구육’ 발언도 이날 나왔다.
정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날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어마어마하게 우리 당을 공격했다. 하도 기가 막혀서 당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맞은 전직 당대표가 당과 당원 동지를 향해 무차별 막말과 폭언을 하는 건 경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8월13일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다”며 “윤리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도 SNS로 즉각 “개인 견해를 원론적으로 밝힌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문을 냈지만 결국 윤리위원직을 사퇴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유 의원이 이준석 당원 징계 의견을 당내 인사와 나눴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공개된 것은 윤리위 직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라며 유 의원의 윤리위원직 사퇴를 수락했다.
유 의원은 지난 7월11일 당내 초선의원 모임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이 전 대표 징계 관련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다. 당시 유 의원은 “기소가 되면 징계를 다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이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하자 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그거 다 거짓말했잖나. 나 (성상납) 안 했다고. 그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2차 문자 파동은 이 전 대표가 주장해온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윤리위의 연결고리가 드러난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 징계 결정의 중립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고위법관 출신 변호사는 통화에서 “판사가 판결을 하기 전 원고 측 변호사에게 심증을 얘기하다가 걸린 꼴”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수사 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리는군요”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윤리위가 추가 중징계를 할 경우 유엔에도 제소할 뜻을 밝혔다. 유엔 관련 활동을 해온 이양희 윤리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설희·문광호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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