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새 원내 사령탑 주호영, 협치로 민생국회 이끌어야
5선의 주호영 의원이 19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106표 중 61표를 얻어 42표를 얻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을 눌렀다. 주 원내대표가 과반을 득표하기는 했지만 그 파장은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의 의중이 실린 주 원내대표가 낙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색하게 두 사람의 득표 차가 19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의원은 호남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입당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반윤핵관’ 표심을 무겁게 새겨야 할 것이다.
주호영 체제는 비정상적인 데다 불안하기까지 한 집권여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지난달 26일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된 주 원내대표가 한 달도 안 돼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가 상식과 거리가 멀다. 윤핵관들은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해 ‘정진석 비대위’가 해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당초 비대위원장으로 점찍었던 주 원내대표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핵관이 당을 장악할 수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를 획책한 것이다. 당헌을 바꾸면서까지 꾸린 정진석 비대위마저 법원에 의해 다시 거부될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주호영 체제 자체가 시민들의 눈에는 무리수로 비치고 있음을 국민의힘은 유념해야 한다.
주 원내대표는 전임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임기만 채운다고 했다. 내년 4월까지가 임기라는 뜻이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약자와의 동행, 호남 동행, 청년 정치참여, 빈부격차 해소, 이런 것을 통해 국민에게서 신뢰를 회복해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이를 정책으로 입증하기 바란다. 주 원내대표는 또 야당을 향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이해와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국정 난맥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실패와 여당 내부 권력다툼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야당을 탓하기 전에 여당이 먼저 반성하는 게 옳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가중되는 경제난에 미·중 갈등, 북한의 핵개발 등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하다. 주 원내대표는 민생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당 안팎의 협력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올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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