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 도산서원장 "선비정신, '정신적 빈곤' 대안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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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문화가 정신적 빈곤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신적 가치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한 결과 오래된 선비정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병일(77) 도산서원장 겸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19일 '뜻이 길을 열다'(나남) 출간을 기념해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선비정신은 반목과 갈등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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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문화가 정신적 빈곤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신적 가치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한 결과 오래된 선비정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병일(77) 도산서원장 겸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19일 '뜻이 길을 열다'(나남) 출간을 기념해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선비정신은 반목과 갈등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선비정신은 일상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늘 가까이하고 실천해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되살릴 때 선비정신은 우리 문화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서 '퇴계처럼: 조선 최고의 리더십을 만난다', '선비처럼', '퇴계의 길을 따라' 등을 통해 퇴계 이황(1501∼1570)이 추구한 참 선비의 길을 제시하고자 한 그는 신간에서 창의력과 융합 능력, 바른 인성과 공감 능력을 선비정신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인간 대 인간'의 경쟁 구도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인간 대 인공지능(AI)'의 경쟁으로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지식과 기술은 AI가 크게 앞설 수 있지만 인간 존중과 공감 능력은 AI의 영역이 아니어서 인간만이 갖출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1971년 공직에 입문해 34년간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 관료다. 2008년 경북 안동으로 온 뒤 퇴계 사상을 알리는 데 집중하면서 '선비정신의 전도사'로 불린다. 올해 초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누적 수련생은 100만 명을 넘겼다.
그는 책에서 선비들의 공부법, 조선 최고의 선비를 키워낸 퇴계 집안의 인성교육, 바른 인성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덕목인 오륜(五倫), 비대면 '줌 제사'와 온택트 선비 수련 등 선비문화 혁신의 사례를 소개한다.
퇴계와 조선 중기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1527∼1572)의 8년에 걸친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소개하면서는 "두 사람의 교류를 본받으면 어떠한 견해 차이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퇴계처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고봉처럼 예의를 지켜 처신한다면 누구와도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퇴계가 집안 여인, 하인 등을 존중하고 보듬은 일화를 소개하며 "늘 자신을 낮추고 남을 차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편과 사별한 둘째 며느리의 개가를 받아들이고, 아픈 증손자에게 젖을 먹일 여종을 보내달라는 손자의 부탁에 "여종의 아기가 죽을 수 있다"며 거절한 일화 등이 알려져 있다.
그는 "다원화·민주화 사회에서 구성원의 공감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독불장군 리더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도덕 사회 구현을 소명으로 삼고 성별과 계층을 초월해 상대를 존중하며 올바른 길로 이끌었던 퇴계 선생은 21세기 리더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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