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국서 갑질하려다 망신? '지라시'가 뒤집은 진실

장상진 기자 2022. 9. 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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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미국·캐나다 5박7일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영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일정을 조정한 것을 계기로 국내 반윤(反尹) 세력이 온라인에서 여론 총공세를 폈다. 가짜뉴스를 담은 카카오톡 지라시가 먼저 돌고, 그 지라시 내용을 사실로 전제한 비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올라왔다.

지라시의 골자는 ‘윤 대통령이 초청도 받지 않았으면서 막무가내식으로 영국을 방문해 영국 측에 조문 의전을 요구하다가 망신을 샀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윤 대통령은 현지 도착과 동시에 상주(喪主) 격인 국왕 찰스3세 주최 환영행사에 참석하는 등 별다른 이상 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라시가 온라인 여론을 뒤흔들자 결국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반론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19일 오전 카카오톡에는 ‘받은글)’이라는 말머리를 단 글, 이른바 ‘카톡 지라시‘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윤 대통령이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에 가서 조의를 표하는 일정을 이튿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장례식 참석으로 대체한 것이 계기였다.

지라시 제목은 ‘윤석열,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배경사실일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식으로 달렸다. 본문은 ‘미국과 프랑스는 사전에 의전이 조율이 되었음. 한국은 도착해서 의전 요구, 영국은 무리한 요구라며 일반 조문을 권함’ ‘(정상들이 당일 조문한) 미국, 프랑스 등은 사전 합의를 통해 전용차 이용. 한국은 사전 협의 된 게 없고 한국 측이 전용 차량을 현장에서 요청했지만 왕실은 모두 거절함’ ‘중요한 건 한국은 초청 받지 못했다는 거. 윤석열은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임’ 등 근거없는 비난과 추측으로 채워졌다.

사실 대통령의 당일 일정은 애초 유동적이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런던 도착 직후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당일 일정에 대해 “6·25 참전 기념비 헌화와 (여왕에 대한) 추모, 리셉션 등 세 개”라며 “런던 교통 상황 때문에 세 개를 다 할 수 있을지, 두 개만 할 수 있을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현지 교통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정이 바뀌었다.

더욱이 찰스3세의 환영 행사에는 영국 총리를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지라시 내용대로라면, ‘윤 대통령 내외는 초청받지도 않은 행사에 밀고 들어가 영국 국왕에게 위로를 표하고, 사의를 전달받고, 각국 정상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의미로,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라시는 급속도로 확산하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슈로 부상했고, 많은 사람이 사실로 받아들였다. “외교 참사 “무식하다” “국가 망신” 등 비난글이 쏟아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8일(현지시간) 런던 힐튼 온 파크레인 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 참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결국 이날 오후 대통령실이 공식 대응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실은 19일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한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런던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영국의 여러 복잡한 상황 때문에 어제(18일) 이른 오후 이후 도착한 정상은 오늘(19일) 조문록을 작성하도록 안내됐다”며 “영국 왕실에서 윤 대통령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18일) 이른 오후까지 도착한 정상들은 조문할 수 있었고 런던은 현재 교통상황이 복잡해 오후 2~3시 이후 도착했을 경우 영국 왕실이 (19일로) 조정해 알려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와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다. 최선을 다해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 같은 (홀대)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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