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반공작전'..韓 외교부 "수리남 국회의장 협력으로.."
노태우정부 시절 우리나라 정부가 수리남 조야에 접촉해 북한 대사에 대한 수리남 정부의 신임장 제정을 막는 방해 공작을 은밀히 펼쳤음을 보여주는 외교 문건이 처음 발견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방영을 계기로 한국과 수리남 간 수교사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극중 수리남의 부패 대통령 모델인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배후로 지목된 1990년 12월 군사정변을 비롯한 수리남 정세에 대한 한국 측의 고민도 드러났다.
1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외교부의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열람한 결과 1991년 8월 당시 김교식 주 수리남 대사는 우리나라 외무부(현 외교부)에 수리남 외무성 아주국장과 접촉했다며 "(수리남) 국회의장의 협력을 얻어 북한대사 신임장 제정을 중단케된 사실을 상기시켜 금번 대통령 취임식 경축사절 리스트에도 북한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며 "(수리남) 아주국장은 본직 요청에 협력의 뜻을 표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수리남을 비롯해 바베이도스 세인트루시아 등 중남미 여러 나라 외교를 관할하는 주 가이아나 대사로 임기택 대사를 1989년 5월 임명했다. 하지만 외교문건을 보면 임 대사는 신임장 제정요청부터 적어도 1년3개월 간 수리남 대사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본지에 "북한 대사가 수리남의 신임장을 받으면 수리남에서 외교 활동을 벌일 수 있다"며 "우리도 수교를 하려 할 때 북한이 수교 활동을 방해하다거나 그 나라 외교부에 찾아가 은밀하게 공작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런 정세 불안의 와중에 한국 측은 거듭해서 북한 대사의 수리남 활동을 막기 위한 로비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1990년 12월 김 대사는 수리남 정변과 관련 "군부 주도세력 4인은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깊이 개입돼 있는 인물들로 당지에서의 북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시점(북한대사 아그레망 거부, 한국의 유엔 가입 지지 등)에서 군부를 자극, 한국 우위를 와해할 필요는 없다"며 미국이 수리남 군사 정변에 강경한 태도를 요구할 경우 수리남 군부가 베네수엘라 상주 쌍용지사와 벌이고 있는 경비정 3척 구입 협상 등을 중단하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했다.
1991년 2월에도 김 대사는 수리남의 전 외교장관과 오찬을 함께 했다며 북한 대사에 대한 신임장 접수 문제와 관련한 수리남 전 외교장관의 발언을 보고했다. "라치몬 국회의장 일행 방한 성과로 일단 동결됐다. 그러나 과도정부하에서는 좌파세력인 군부인사 재등장, 유엔관계인사의 대외정책 재정립등으로 안심할 수 없으며 과도정부라 할지라도 당관의 긴밀한 접촉관계 유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페네티안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김교식 특사로 하여금 각하를 비롯한 귀국 신정부 지도자들과 양국 간의 협력 강화 방안 등 공동 관심사에 관해 협의토록 하였다"며 "각하의 재임기간 중 우리 양국의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가 가일층 증진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페네티안 대통령에게 보내는 대형백자 1점을 비롯한 선물도 수리남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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