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묻어달라던 참전용사, 보훈처 안일행정에 쓸쓸한 부산행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별세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그룬디(국제신문 지난 8월 12일자 보도) 씨의 유해함이 봉환식도 없이 국내에 들어와 부산의 한 가정집에서 보관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보훈처는 참전용사 고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씨의 유해가 국내로 들어올 때 성대한 봉환식을 열었다.
하지만 보훈처는 그룬디 씨의 유해함이 한국에 들어온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봉환식 등 없는 부실한 예우 논란.. 보훈처 "예산 탓 11월 합동안장"
지난달 별세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그룬디(국제신문 지난 8월 12일자 보도) 씨의 유해함이 봉환식도 없이 국내에 들어와 부산의 한 가정집에서 보관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이런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예산 문제를 거론해 비난을 사고 있다.
19일 취재를 종합하면 영국인 참전용사인 고 제임스 그룬디(James Grundy·사진) 씨의 유해함이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 그룬디 씨는 한국전쟁 동안 시신 수습팀으로 복무하며 영국·유엔군을 비롯한 시신 약 90구를 수습해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도왔다. 생전에 매년 부산을 찾아 유엔기념공원의 전사한 전우의 묘역을 보살펴왔고, 자기 역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룬디 씨는 그의 공적에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했다. 이곳에 그룬디 씨의 유해를 들여 온 사람은 A 씨였다. A 씨는 그룬디 씨가 한국에 방문할 때 가까워져 사실상 가족 역할을 해왔다. 그룬디 씨는 A 씨에게 유언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A 씨는 그룬디 씨 사망 직후 영국에서 직접 유해를 수습해 국내로 들어왔다. 현재 그룬디 씨 유해함은 A 씨의 집에 보관 중이다.
보훈처는 2015년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 본인 또는 유가족의 희망에 따라 참전용사의 사후 개별 안장을 추진 중이다. 안장식에 참석하는 유족에 항공료과 숙소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유해함이 한국에 도착하면 예우를 갖춰 봉환식을 거행했다. 특히 지난 6월 보훈처는 참전용사 고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씨의 유해가 국내로 들어올 때 성대한 봉환식을 열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입국장에서 유족 대표에게서 고인의 유해함을 받아 봉송 차량까지 직접 모셨다. 의장대가 도열해 참전용사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췄다. 이후 유엔기념공원에 유해를 안장했다.
하지만 보훈처는 그룬디 씨의 유해함이 한국에 들어온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는 11월 11일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맞춰 유해함이 들어와야 봉환식을 할 수 있다는 이해하기 힘든 통보를 해왔다.
보훈처 관계자는 “많은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11월 합동안장식을 추진 중이다. 예산 문제로 이때 그룬디 씨를 함께 모셔야 할 것 같다”며 “유족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혁규 기자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