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환불' 요구에 카겜 즉답 못 한 속사정은

김우현 2022. 9. 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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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이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이용자와의 간담회에서 그간 제기된 논란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환불 요구에 관해서는 답을 피하면서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와 우마무스메 이용자 자율협의체는 지난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8시간 동안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용자들은 앞서 다른 국가와 비교해 국내에서 이벤트 공지가 미흡한 점, 재화 지급이 부실하고 소통 창구가 부족한 점 등을 지적하며 판교역 근처와 여의도에서 각각 마차시위와 트럭시위를 벌였고, 카카오게임즈 측에 간담회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우마무스메 운영진은 운영 미숙과 관련된 사항에 대부분 인정·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개발사 사이게임즈와의 연계에 대해서도 긴급 상황 발생시 협의 전 '선조치 후보고'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간담회 종료 직전 이용자의 환불 요구에 관해서는 답을 피했다.

이날 단체 환불 소송을 준비 중인 한 이용자 대표는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으며 "대상은 과거에 게임을 했다가 접은 이용자를 포함해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신뢰를 잃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 모두"라고 덧붙였다.

운영진이 "지금 참석한 담당자들이 말씀드리기 어렵다, 간담회가 끝나고 담당자들과 이야기해봐야 한다"라고 답하자 이용자가 "이 시간부로 환불이나 리콜 소송을 원하는 분들의 이메일을 취합, 가능하면 월요일에 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라고 경고했고, 간담회가 마무리됐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18일 오후 9시께 '우마무스메: 프리디 더비' 공식 카페를 통해 재차 사과했다. [자료 출처 =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
간담회 이후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측이 답변을 회피했다며 비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환불 문제만큼은 악용 우려가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앱 마켓 정책상 랜덤박스처럼 개봉했을 때 아이템이 무작위로 지급되는 재화는 개봉을 안 했다면 청약철회(결제취소)를 통해 환불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재화만 반환될 뿐 계정은 유지된다.

그런데 이미 개봉한 재화를 환불받는 경우 보통 계정이 정지된다. 원하는 아이템이 등장할 때까지 환불·구매를 일삼는 행위를 막으려는 조치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무조건적인 환불에 응하면 '신뢰 상실'을 내세워 이미 개봉한 재화의 환불을 요청하고, 계정은 계속 이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논란으로 만들어진 빈틈을 악용하는 것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현장에서 주장하는 피해에 대한 범주와 환불 가능 여부에 대해 간담회 자리에서 바로 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게임 결제 취소와 환불은 마켓 서비스 약관에 따라 진행되며 이용자가 상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만 가능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환불 소송에 관해 "내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 어떻게 되든 자기 돈은 빼가고 싶다는 건데 응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쓴 돈 돌려달라고 항의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간담회 이후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18일 오후 9시께 사과문을 올리고, 재차 사과했다.

조 대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이용자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마음 깊이 통감하며 반성하고 있다"라며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간담회에서 말씀드린 개선 부분도 이용자분들의 기대치에 부합해 나가며 이행될 수 있도록 자세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경과 및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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