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윤리위원에 "이준석, 해당행위 경고" 문자 유출 논란.."8월에 보낸 문자" 해명

이동현 2022. 9. 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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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19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를 상의하는 듯한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추가 징계에 대해서도 가처분신청 의사를 이미 밝혔다"며 "이번에 유출된 문자로 윤리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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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비대위원장 "8월 13일 보낸 문자..강한 유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유상범 의원과 문자를 주고 받고 있다. 정 비대위원장은 '중징계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 라고 작성, 유상범 의원은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메시지를 작성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19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를 상의하는 듯한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 측 가처분신청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8월 13일 보낸 문자"라며 "저는 윤리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 의원은 윤리위원직을 사퇴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유 의원에게 'ㅇㅋ' '중징계 중 해당 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윤리위원인 유 의원은 이에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며 징계 수위를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윤리위원인 유 의원이 정 위원장에게 ‘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문자가 유출된 데 따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리위의 공정성ㆍ중립성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추가 징계에 대해서도 가처분신청 의사를 이미 밝혔다”며 “이번에 유출된 문자로 윤리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윤리위는 전날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계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며 ‘개고기’ ‘양두구육(羊頭狗肉)’ ‘신군부’ 등의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았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28일 전체회의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제명’, ‘출당 권고’ 등의 추가 중징계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는 즉각 발끈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경찰 수사 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리는군요”라며 관련 보도를 링크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짓을 많이 하니까 이렇게 자꾸 사진에 찍히는 겁니다. 한 100번 잘못하면 한 번 정도 찍힐 텐데"라고 꼬집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후보. 뉴스1

정 위원장 "이 전 대표 기자회견 보고 기가 막혀서 보낸 문자...강한 유감"

정 위원장도 강하게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대표)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문자를 보냈다"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맞은 전직 당대표가 근신하기는커녕 당과 당원 동지를 향해 이런 무차별 막말과 폭언을 하는 건 경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8월 13일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며 "정확한 팩트를 확인하지 않은 채 오늘 문자인 것처럼 엉뚱한 기사를 내보낸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인 유 의원과 마지막 문자 메시지 소통을 하고 한 달 하고도 6일이나 지나 ‘오늘 오찬 함께 합시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그간 윤리위의 중립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누누이 말하지만 당 윤리위 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관여하거나 개입하거나 어떤 외부 영향도 줄 수 없다”며 “윤리위 일은 오롯이 (이양희) 위원장과 위원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제명'을 언급한 유상범 의원은 "본의 아니게 심려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윤리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제 불찰로 인해 윤리위의 공정성·객관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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