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방어' 총력전..美 자이언트 스텝 예고에 초긴장

김혜지 기자 2022. 9. 19. 11: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국, 구두개입 늘리고 모니터링 강화..고강도 시장개입
미 연준, 금주 기준금리 0.75%p 올릴 듯..또 '금리역전'
(자료사진) 2022.9.14/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외환 당국이 분주해졌다. 만약 1400원대 환율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13년 만의 일이 된다.

당국은 구두 개입은 물론 모니터링(감시) 강화 등 강도 높은 시장 개입에 나선 모습이다. 당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보다 적극적인 환율 방어를 시사했다.

1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외국환은행에 대한 달러 매매 현황 확인 횟수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오전과 오후, 장 마감 등 하루 세 차례 달러 수급 동향을 확인했지만 이제는 매시간으로 변경됐다.

달러 매수·매도 현황과 각 은행별 외환 포지션을 사실상 실시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정부 당국은 국내 수출입 기업들에 달러 사재기 자제도 요청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인 '킹달러'(달러 가치 강세) 현상으로 인해 달러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들이 달러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쌓아두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출 기업들의 달러 쟁이기는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는데, 당국은 이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이런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기업들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이처럼 달러·원 환율이 1400원 턱밑까지 오른 지난 15일 이후로 적극적인 환율 방어전에 들어선 모습이다.

당시 외환 당국은 "최근 대외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구두 개입 메시지를 냈다.

이에 당일 1398원 가까이 올랐던 환율은 7원가량 떨어져 1391원대로 밀렸다.

당국이 사실상 심리적 방어선인 환율 1400원 돌파 저지를 목표로 움직였던 것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실제로 추경호 부총리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해하고 있어 저희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환율 관련 발언을 극도로 아끼는 정부 고위 당국자로서 예상 밖의 고강도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추 부총리는 앞서 환율 관련 질문을 받을 경우 '중앙은행이 다룰 문제여서 언급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사뭇 다른 메시지를 포함한 것이다.

당국은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그 동안과는 차별화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 이후 같은 날 개장 초반 1399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내린 1388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 통화 스와프는 환율 안정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정부는 그간 관련 논의 계획을 명확하게 내비치진 않았다. 그러나 외환 당국의 개입이 강해질 정도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관련 발언을 보다 확실하게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환율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 인상 폭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매우 클 수 있다.

특히 한미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2.50%로 같은 가운데, 연준이 최소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에 금리 역전 현상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이상 인상되면 환율이 1400원 넘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 스와프가 성사되면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테지만, 성사되지 않으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문제는 통화 스와프가 성사돼도 엔·달러 환율이 올라가고 있기에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나라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icef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