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청각 이상..오늘 잘 안 들렸는데"..고백에 '아.이.유!'

정혁준 2022. 9. 19. 1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살 히트곡 '좋은날' 더이상 콘서트 안 부를 것"
17~18일 공연 8만여명 운집..열기구쇼 등 풍성
청력기능 난조 털어놔.."1년 전부터 귀 컨트롤 안돼"
아이유 콘서트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18일 아이유 단독 콘서트 ‘더 골든아워: 오렌지 태양 아래’가 열리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저녁 7시 해 질 녘 지붕이 뚫린 이곳에서 본 서쪽 하늘은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때 오렌지 태양 아래서 콘서트가 시작됐다. 공연 포문은 아이유와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함께 프로듀싱한 노래 ‘에잇’이 열었다. 뉘엿뉘엿 해가 지는 하늘과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아이유는 “꼭 노을이 질 때 ‘에잇’을 부르고 싶었다. 예전부터 기획했던 건데, 오늘 하늘이 예뻐서 좋았다”고 했다.

마침 이날은 아이유 데뷔 14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아이유는 2008년 음악방송 <엠카운트다운>(엠넷)에서 ‘미아’라는 노래로 데뷔했다. 이를 기념해 아이유는 자신과 팬덤 유애나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아임 인 마이 드~~~~~림’. 이날 아이유는 ‘좋은 날’을 부르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3단 고음’을 뽑아냈다. 목에 핏대가 올라가고 고음이 콘서트장을 장악하는 순간 ‘팡팡’ 하고 폭죽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아이유 콘서트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아이유는 팬들이 들으면 서운할 만한 소식을 전했다. ‘좋은 날’은 이날 공연을 마지막으로 콘서트장에선 듣기 힘들게 됐다.

그는 “제 가장 큰 히트곡이기도 하고 나의 출세곡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추억이 많은 곡”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콘서트에선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좋은 날’과 작별 선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더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30대가 됐는데 18살에 불렀던 곡이다. ‘오빠가 좋은걸’이란 가사가 있는데 이젠 오빠도 많이 없는 것 같고…”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아이유는 빅뱅 지드래곤이 피처링해 화제가 됐던 ‘팔레트’ 역시 콘서트에서 공식적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 ‘팔레트’를 두고 아이유는 “내가 너무 사랑하는 곡”이라면서도 “스물다섯살 때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하고 정말 소중하게 불렀는데 이제 30대가 됐다. 이 노래는 스물다섯살의 지은(아이유 본명)이에게 남겨주려 한다”고 했다.

아이유 콘서트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 하이라이트는 ‘스트로베리 문’이었다. 올림픽주경기장에 대형 분홍 열기구가 두둥실 떴다. 아이유는 열기구에 올라타고 ‘스트로베리 문’을 부르며 공연장을 한 바퀴 돌았다. 주경기장 2·3층 관객과 눈을 맞추며 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게스트는 박재범이었다. 그는 아이유를 향해 “14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톱의 위치를 유지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고, 앨범에 공연까지 다 완성도 있게 잘하는 게 정말 멋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댄스팀 홀리뱅과 함께 아이유의 ‘가나다라’를 불렀다.

관객 떼창도 잠실벌을 달궜다. ‘너의 의미’에서는 수만 관객의 떼창이 터졌고, ‘이 지금’에서는 ‘아.이.유!’를 외치는 응원법이 주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이유 콘서트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콘서트는 볼거리가 많은 댄스곡으로 1·2부를 채웠고, 3부는 감미로운 아이유의 보컬을 만끽할 수 있는 발라드로 진행됐다. 1·2부의 밴드 사운드와 달리 3부는 웅장한 느낌을 살리는 오케스트라가 함께했다.

발라드 감성으로 ‘무릎’과 ‘겨울잠’을 부른 아이유는 두 곡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그는 “‘무릎’은 아이유라는 가수의 정체성에 가까운 곡이라 생각한다. 많이 알려진 노래는 아니어도 ‘무릎’을 꼭 이 무대에서 들려드리고 싶었다. 내 마음속엔 ‘무릎’과 ‘겨울잠’이 한 세트다. 키도 같고, 노래 부를 때 감정선이 비슷해 이어서 부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 콘서트가 열린 올림픽주경기장 상공을 드론이 수놓고 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의 바깥’ 무대가 시작되기 전,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어 아이유 노래가 시작됐고, 오케스트라 연주에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 힘찬 댄서들의 안무까지 어우러지며 동화 같은 무대가 그려졌다.

이날 콘서트에서 아이유는 1년째 청각 이상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앙코르곡 ‘러브 포엠’ 무대를 마친 뒤 “제가 사실 귀에 약간 문제가 있어서 조마조마하면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심각한 건 아닌데 귀를 제가 잘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1년 전부터 있었다.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조금 안 좋아져서 어젯밤, 오늘 리허설하면서 약간 지옥처럼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거의 잘 들리지 않았는데 날 응원해주고, 14주년을 축하해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며 팬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이유 콘서트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유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 첫 여자 솔로 가수다. 잠실종합운동장은 가수 사이에서 ‘꿈의 무대’로 통한다. 이곳은 회당 4만~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공연장으로, 조용필·서태지·이문세·싸이·방탄소년단 등이 단독 공연을 했을 정도다. 국외 팝스타 중에서는 마이클 잭슨·폴 매카트니·콜드플레이·레이디 가가 등이 공연했다.

17~18일 이틀 동안 열린 이번 콘서트는 2019년 이후 3년여 만으로, 이틀 동안 8만5000명 관객이 찾았다.

한편 평소 아이유의 팬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 정국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T) 수빈·범규, 골든차일드 주찬, 배우 김수현, 강지영, 가수 로시 등이 이번 아이유 콘서트를 찾았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