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열여덟 어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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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뉴스는 마음에 남는다.
8월 말, 아동양육시설(보육원) 출신 청년 두 명이 연이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그랬다.
만 18세가 넘어 아동복지시설을 나온 청년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라고 부른다.
한 청년은 아동보호치료시설로 갔다가 보육원으로 가지 않고, 원가정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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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뉴스는 마음에 남는다. 8월 말, 아동양육시설(보육원) 출신 청년 두 명이 연이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그랬다. 이 사건을 취재하던 주하은 기자가 취재 내용을 전해왔다. 기존 보도와 사실이 다르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취재하라고 했다. 그 기사가 이번 호에 실린다.
만 18세가 넘어 아동복지시설을 나온 청년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열여덟 어른’이라고 표현한다. 예전에는 학업 등의 사유가 없을 시 만 18세가 넘으면 시설에서 나와야 했다. 아동복지법이 개정돼 올해 6월부터는 특별한 사유 없이도 보호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두 청년은 법이 정한 ‘자립준비청년’ 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지 않았다. 한 청년은 아동보호치료시설로 갔다가 보육원으로 가지 않고, 원가정에 복귀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데다 당시에 만 18세가 되기까지 보름이 남아 있어 자립 지원 대상이 되지 못했다. 다른 청년은 대학에 진학했고, 보육원 소속으로 남아 있으면서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자립 전 단계였기 때문에 별도의 자립정착금이나 자립수당이 주어지지 않았다. 제도가 변했지만 사각지대가 남아 있었다.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매년 250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세상에 나온다. 재단 홈페이지에 한 웹툰이 있다. 자립준비청년을 북극에 살던 북극곰이 사막에서 살게 되는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외로움. “싹수가 없다 했더니만 고아였냐?” 같은 미디어 속의 ‘고아’ 이미지와 싸운다고 했다. 원치 않게 자신에 대해 밝혀야 하는 순간이 있고, 본인의 힘든 상황을 숨기고 싶어서 연락을 끊기도 한단다. 자립준비청년과 연장 보호아동의 실태를 연구한 한 연구자에 따르면,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혼자 해야 한다.” 주하은 기자의 기사를 읽으며, 저 말이 얼마나 무겁게 다가왔을까 싶다. 〈시사IN〉이 작은 도움이나마 손을 내밀 길이 없을까. 주 기자의 기사와 웹툰을 보고 든 생각이다.
독자분들께 어려운 말씀을 드린다. 10월1일부터 종이책과 전자책 가격을 1000원씩 올리게 되었다. 8년 만의 인상이다. 독자들 형편을 생각해 이리저리 고민했지만, 종잇값·인건비·운송비 상승으로 쉽지 않은 결정을 하게 되었다. 미리 너른 양해를 구한다.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차형석 편집국장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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