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尹대통령에 "돌아가시라, 청와대로..아마추어리즘이 더 원인"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년 전 파리에서 '영빈관'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다시 파리에서 '영빈관' 논란에 대해 듣게 되었다"며 "3년 전 나의 발언을 꺼낸 것은 나로서는 고마운 일인데, 그 의도와 논리의 박약함은 애잔하기도 하다"며 운을 뗐다.
탁 전 비서관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당과 대통령실은… 국가 대사를 3년 전 나의 페이스북 발언 정도로 당위성을 주장하면 누가 동의하겠냐"며 "각설하고, 윤석열 정부가 '영빈관'을 신축하겠다고 말했던 이유는 이것이다. '청와대를 무리해서 버리다 보니, 용산에는 행사할 장소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버렸던 청와대로 다시 가기는 면구스러우니, 용산과 가까운 곳에 그냥 하나 짓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탁 전 비서관은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폐쇄하지 않고 기존의 영빈관을 개·보수하여 국빈 행사에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고, 여기에 숙소의 기능을 더 하겠다면, 미력이나마 나라도 앞장서서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며 "각국의 영빈관은 두 개의 기능이 있다. 하나는 외빈들의 숙소 기능이고 하나는 의전 행사장으로서의 기능이다. 외빈 숙소 기능을 전 세계가 다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직접 본 곳으로는 미국의 블레어 하우스, 중국의 조어대, 일본 아카사카의 이궁,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이 있었다. 국빈 숙소는 있는 나라도 있고 없는 나라도 있다"며 "영빈관이 없는 나라에 타국 정상이 국빈 방문하면 그 도시의 호텔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영빈관이 있는 나라에 방문했다고 해서 영빈관을 꼭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정에 따라 방문국의 의사에 따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외빈 숙소와 그에 따른 부속건물이 아닌데, 국가 행사의 장소를 '영빈관'으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빈관이라는 뜻이 원래 '숙소'를 의미하는 것이니 숙소가 없는 '영빈관'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표현"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빈관'은 외빈에게 숙소로 제공되는 곳이 아니라 행사의 '장소'"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 영빈관은 이미 (내가) 3년 전에 지적했듯이 숙소 기능이 없고 공간이 협소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변함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건축이 아니라 신축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미 존재하는 부지와 청와대의 현대사를 폐기하고, 편의를 위해 용산 어디에 그저 새 '행사장'을 짓겠다면 누가 그것을 반길 수 있겠나"라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했던 말들 '아무 문제가 없고', '모든 기능은 대안이 있으며',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던 말들은 이제 와서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의 의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멀쩡한 청와대를 버리면서 예견되었던, 지겹도록 반복해서 경고했던 일들은 이렇게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문제들은 반복될 것이고, 그때마다 윤석열 정부의 원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각종 국가행사, 대통령 행사들이 누추해진 까닭이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아무런 대안 없이 청와대를 폐쇄하고, 이에 따른 대책의 수립도, 설득의 기술도 없는 그들의 아마추어리즘이 더 큰 원인"이라며 "그러니 다시 한 번 쓴다. 돌아가시라. 청와대로"라고 폭탄발언을 뱉었다.
민주당은 "청와대 그대로 썼으면 1원도 들지 않았을 혈세"라며 19일 시작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본격 추궁하고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집단적 망상"이라며 "이재명 대표 부부에 대한 수사를 영부인 특검으로 물타기 하려 든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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