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우주도 플랫폼이다

노경민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2022. 9. 19.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우주 탐사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는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역으로 중국은 미국이 우주잔해물과 우주쓰레기 관리에 대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의 우주잔해물에 대한 무책임을 비난하자마자 미국의 우주쓰레기가 호주의 농가에서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으니 미국으로선 체면을 구긴 셈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주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을 미국이 주도해왔지만 아직 미완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경민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최근 우주 탐사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는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8월엔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 발사가 메인 뉴스로 보도됐고, 그 다음으로 미국의 달 유인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아쉽게도 연기된 상태다. 지난 7월엔 '하늘의 궁전'이라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의 두 번째 모듈이 창정5호에 실려 성공리에 발사됐다.

그런데 톈궁의 두 번째 모듈은 발사 성공 말고도 다른 이유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창정 5호의 잔해물 때문이다. 많은 나라들은 위성이나 우주잔해물을 폐기할 때 특정 위치로 추락시키기 위해 궤도를 조정하거나 궤도 정보를 공개해 각국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중국은 10층 높이의 23t짜리 거대한 잔해가 아무런 제어 없이 지표면으로 추락하도록 방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 우주잔해물의 궤도 정보와 관리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러한 방치는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중 2020년에는 대기 중에서 타고 남은 일부 잔해가 아프리카 마을에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고, 중국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잔해물을 제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역으로 중국은 미국이 우주잔해물과 우주쓰레기 관리에 대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 8월 호주의 한 농장에서 길이 3m 정도의 거대한 쇳덩어리가 발견됐는데, 나사는 이 쇳덩어리가 스페이스-X의 잔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우주잔해물에 대한 무책임을 비난하자마자 미국의 우주쓰레기가 호주의 농가에서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으니 미국으로선 체면을 구긴 셈이 된 것이다.

미·중간의 우주쓰레기를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초 톈궁과 미국 스페이스-X사의 위성 간의 충돌위험 발생을 두고도 양국 간의 설전이 있었다.

현재까지는 우주쓰레기로 인해 발생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앞선 사례에서 보듯이 확실해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우주 돛이나 우주 그물 같은 신기술을 통한 우주잔해물 처리 연구에 투자하고,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의 안전한 폐기 방법을 확보하려는 국제 조약을 제정하려 노력하고 있다. 마치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라는 기술적 도구와 국제협정을 통해 지구라는 플랫폼 운영 방식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우주라는 플랫폼 운영 방식의 제도적, 기술적 변화를 주도해서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주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을 미국이 주도해왔지만 아직 미완이다. 미국의 우주분야 투자가 독보적이지만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인 만큼 자신들만의 운영방식을 도입하고 싶어 할 것이다. 우주잔해물에 관련한 뉴스의 이면엔 아직은 미완의 영역인 우주라는 플랫폼을 주도하기 위한 거대 양국의 주도권 경쟁이 숨어 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