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철 강북삼성병원장 "중증의료 해결하는 다정다감한 병원이 되겠습니다"
■ESG경영 기반의 ‘스마트 미래 병원’ 구축
■심뇌혈관 등 응급질환 24시간 전문의 진료
■경추질환 권위자…병원경영의 새로운 면모
“병원장 취임 이후 환자와 직원 모두에게 가족 같은 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다정다감한(Emotional) 병원을 만들기에 직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했습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구성원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밝은 톤으로 높아진 듯한 느낌이 들어 그 점을 무엇보다 가장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은 주말이나 근무시간 이후의 인력 배치를 통해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강화와 안전 제고 및 불편함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검사시간 간격 조정을 통해 영상 검사의 대기기간 단축도 이루었다. 토요 진료뿐 아니라 신환 진료의 예약 조정을 통해 보다 빠른 예약이 가능하다.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하여 시간을 다투는 응급질환에 대한 진료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와의 연결망을 체계화 및 단순화했다. 키오스크를 통한 입원 등록 및 간편 실손보험 청구 시스템, 온라인 제증명 발급 등도 시행 중이며 모바일 제증명 서비스 도입, 비대면 입원 수속 확대, 모바일 간편 퇴원 결제, 검사 예약 프로그램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추질환의 권위자인 신현철 병원장(59·신경외과 교수)은 16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1일 병원장에 임명된 후 환자중심 병원의 심화에 주력했다”면서 “상급 의료기관(3차 의료기관)의 위상에 맞게 중증환자 치료에 수준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의료진의 확보와 교육 및 최신 의료기기 도입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신 병원장은 환자중심 병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뿐 아니라 경영적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이다.
―병원장 취임 이후 어떤 점에 주력하셨는지요.
“작년 8월 취임과 동시에 ‘미래 비전 NICE 2030’이라는 제목으로 강북삼성병원의 향후 50년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NICE는 Network팀, In time팀, Centreville팀, Emotional팀 등 네 개의 TF팀의 영문 앞 자를 가져와 만든 슬로건으로 각 팀에서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세부 과제를 실천해 나가는 중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Network팀과 발전된 IT 기반을 통해 진료와 건강검진 등 전 부문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In time) 미래형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리 병원이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특성을 잘 적용하여(Centreville) 이에 맞는 치료 항목과 프로그램 들을 개발하고, 환자와 직원 모두에게 가족 같은 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다정다감한(Emotional) 병원을 만들기에 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가고 있습니다.”
―환자중심은 이제 병원 운영의 핵심입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의 환자중심 실현은 어떤 수준이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서울 도심 한복판이라는 공간을 포함한 여러 제약조건 속에서 환자 중심 병원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주말이나 근무 시간 이후의 인력배치 및 검사 시간 간격 조정을 통해 영상 검사의 대기기간 단축을 시행했으며, 토요진료와 신환 진료의 예약 조정을 통해 빠른 예약 진행을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No desk, No paper, No cash 등의 ‘3No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시행함으로써 키오스크를 통한 입원 등록 및 간편 실손보험 청구 시스템, 온라인 제증명 발급 등도 시행 중입니다. 현재 무인수납률은 70% 이상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바일 재증명 서비스 도입, 비대면 입원 수속 확대, 모바일 간편 퇴원 결제, 검사예약 프로그램 고도화를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189개국 재외공관 7000명 및 약 8000명 이상의 해외 근로자에 대한 비대면 의료상담을 주도하여 비대면 의료상담 및 모바일 건강관리 등 미래 헬스케어사업의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상급병원(3차 의료기관)의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병원의 환자중심 시스템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환자들의 병원 이용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3차 의료기관의 문턱이 높다고는 하나 외국에 비하면 아주 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정작 3차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 때 치료 받을 수 없는 일이 자주 발생하여 이로 인한 환자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에서는 상급의료기관 지정을 중증 질환 중심으로 비율을 높이는 정책으로 가고 있으며, 이로써 경증 환자들을 1차, 2차 병원에서 원활히 치료하고 3차 병원에서 중증 환자들을 차질 없이 치료하게 함으로써 그 기능을 다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측면에서 강북삼성병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에 저희 병원도 상급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중증질환 치료에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중증질환 응급 진료 시스템 구축 및 활성화, 최신 의료장비 도입을 통한 중증환자치료 효과 증대 등이 그것입니다. 그 결과 3년 연속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1등급을 획득하는 등 상급병원 중환자 치료 기준을 충분히 상회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의 위상은 암이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병 등 중증질환 분야에서 상당부분 판가름이 난다고 봅니다. 강북삼성병원은 어떻게 노력하고 계신가요?
“현재 저희 강북삼성병원은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등 응급질환에 대해서는 24시간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응급 시술 및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응급진료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 강북삼성병원은 4회 연속 상급병원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증 질환 환자에게도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병원이 ‘미래의 병원’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강북삼성병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나요?
“강북삼성병원은 비대면 의료상담이나 모바일 건강관리 등 미래의료 트렌드에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빅데이터 시스템 등과의 활용과 응용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10년 전부터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과의 연계로 모든 검진 데이터를 클리닝하고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IT 기업들과 협업하여 진료 및 검진에 이용할 시스템과 솔루션들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 병원으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신현철 병원장을 위원장으로 ESG 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당시 ESG 경영 10대 실천과제로 내세운 것이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100%, 의료폐기물 감축, 일회용품 최소화, 동물실험 관리강화, 사회공헌활동 강화, 협력업체 상생, 환자대응 혁신, 근로환경 혁신, ESG 추진체계 정비 등입니다. 그 동안 위원회의 활동 현황과 성과 등을 설명해 주십시오.
“이제 지구는 하나의 공동체란 의식이 앞서야 하는 시대입니다. 지구 반대편의 일이 곧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에 관해 좀 더 알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저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환경재단이 주관하는 ESG 리더십 과정도 참여했고, 더불어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중입니다. 원 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활성화하고, 각 분야에 대해 탄소 중립, 1회용품 최소화, 의료폐기물 감축 등, 환경에 대한 분야와 보건교육,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 지원, 취약층 지원,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강좌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근로 환경 혁신이나 윤리경영 준법경영 등에 대한 각각의 세부 실천 과제를 선정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주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혼모 및 영유아 의료지원을 하고 있으며,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지원과 더불어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서울시 초중고 보건교사들의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취약계층 아동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고독사 예방지원, 독립유공자 건강검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환자대응 혁신 과제는 어떻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환자 중심 병원을 위한 진료 상담을 강화하고, 예약 AI 센터를 위한 준비를 상당 부분 시행했고, 3 No(cash, desk, paper) 프로젝트를 구체화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미래형 의료의 일부분인 비대면 진료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강직성척추염을 극복하고 신경외과 척추 분야(특히 경추질환)의 권위자가 되셨고, 병원 경영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시고 있습니다. 환자 및 보호자들이나 국민에게 용기와 위로가 될 만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형님 한 분이 제게 매일 좋은 글 하나씩을 이메일로 보내 주시는데, 어느 날 보내주신 글이 유난히 와닿았습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가전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발뮤다 회사의 테라오 켄 회장의 <상식의 틀을 깨라>라는 책에서 인용한 문장입니다. [편하고 즐거운 일은 없어요. 편할 때는 대체로 즐겁지 않고, 즐거울 때는 대체로 편하지 않죠 일도 마찬가지예요. 편한 일일수록 따분해요. 보람이 없죠. 실제로 “즐겁다” 라고 느끼는 일은 대부분 “힘들었지만 해냈다” “고생스러웠지만 큰 성과를 냈다”는 일이잖아요], [어떤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넘어야 할 벽’으로 받아들이는지 돌아가야 할 벽으로 느끼는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라는 해설과 함께 쓰인 이 글을 보고 그 책을 통째로 읽게 되었습니다. 읽을수록 공감이 가고, 생각을 달리할 힘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힘든 시기가 있으실 때, 조금 힘드시더라도 고통과 고생 끝에 올 밝은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고 헤쳐 나가 그 벽들을 잘 넘기시기 바랍니다.”
―원장님의 경영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원장이 된 지 겨우 1년 여를 넘긴 상황이라 경영스타일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조금 어색합니다, 하지만 나름 지켜온 원칙은 있습니다. 병원이란 곳을 상품에 비교할 순 없지만, 굳이 상품으로 표현하자면 바로 ‘의사들의 질’이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사들의 질’이란 말의 의미에는 실력과 함께 인성도 포함됐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실력 있는 의사들이 많은 병원에 당연히 환자가 많을 것이고, 이로 인해 경영 상태가 좋아지면 ESG에 관계되거나 환자 중심 병원을 만드는 시스템에 재투자가 가능하고, 이로써 환자와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을 구성하는 간호사와 일반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훌륭한 인적 자원을 잘 관리하고 확보하며 교육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결국 사람이 병원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저의 경영 스타일을 굳이 말하자면 ‘인재경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주말마다 테니스도 꾸준히 하고, 근육 운동 및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만, 원장이 되고 나서는 소홀해진 느낌이 듭니다. 신경외과 의사로 살면서 집에서 식사한 적이 드물어서 50세가 지나면서부터 가능하면 식사를 집에서 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제 건강관리의 일환입니다.”
―좌우명, 생활신조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확실하지만, 함부로 말하기에 너무 버거운 좌우명이 있습니다. ‘세상의 낮은 자리에서 행복한 의술을 베푸는 좋은 의사’ 입니다. 제가 아주 존경하는 스승님들로부터 좋은 의사, 열심히 잘 사는 의사의 모습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신경외과 의사로서 거칠고 고된 생활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체험했고, 스승님들에게 배운 삶과 제 경험으로 제자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낮은 자리를 향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의사로 성장한 훌륭한 제자들이 있습니다. 그들로 인해 다시 행복을 느낍니다.”
신 병워장은 의사로서의 인생 좌우명 이외에 살아오면서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후회 없는 삶’이라고 덧붙였다.
“누가 장난처럼 저보고 다시 20대로 갈 수 있다면 가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싫다고 했더니 이유가 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신경외과 의사로 살려고 애를 쓸테니 힘든 의과대학 공부를 다시 해야 하고,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거치고, 그 많은 삶과 죽음을 다시 보아야 하니 좋을 리가 있겠냐고,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이대로 잘 살다가 잘 정리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목표도 없이 흘러가는 데로 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인생을 다시 살 수 없으니, 현재에서라도 더 할 수 있는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후회 없이 능력 안에서 하고 싶은 것 해 가면서,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루하루 진지하게 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신현철 병원장 주요 약력(요약)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박사, 미국 콜롬비아대 의과대학부속병원 신경외과 임상·연구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신경외과학 부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 교수, [역임]강북삼성병원 응급센터장·퀄리티혁신실장, 세계척추신기술학회 상임위원, 아시아태평양 경추학회 회장, 대한척추신기술학회 회장, 대한경추학회 회장 등.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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