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원화가 안전자산이 되려면

2022. 9. 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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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환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1400원대(이하 미국 1달러 기준)를 위협하고 있다.

환율은 단순히 금융·경제 상황의 반영에 그치지 않고 정치·군사·문화 등 상당한 상황을 집약한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환율이 요동쳤다.

원화가 안전자산이 되면 경제위기에는 원화가 매력적이 되어 오히려 이득을 볼 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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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경제위기 우려
종합적인 점검 필요성 제기
주력분야인 수출 기반 불안
몇달간 무역수지 적자 지속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해야
우리 통화 안정성 확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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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환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1400원대(이하 미국 1달러 기준)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환율의 위력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최고 1964원까지 올라갔다.

현재 환율 급등은 미국 달러의 강세로 유로·엔화 등 주요 통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세계적 금융 현상에 기인한다. 자칫 이를 계기로 한 나라 경제가 위기 국면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환율은 단순히 금융·경제 상황의 반영에 그치지 않고 정치·군사·문화 등 상당한 상황을 집약한다. 즉 종합적인 경쟁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고환율은 종합적인 경쟁력을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우리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가? 주된 경쟁력은 물건을 잘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 데 있다. 1960년대 이후 수출입국(輸出立國)을 구호로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까지 이어진 제조업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해외에서 들여온 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만들고 우리 브랜드를 붙여 지속적으로 수출한 덕분에 오늘날 이만큼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수출이 수입을 능가하는 무역수지 흑자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것이 국부를 쌓아왔다.

무역수지 흑자의 성공담이 현재 다른 개발도상국의 모델이 되며 우리는 이제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기반이 견고하지 못해 상황에 따라 흑자와 적자를 왔다갔다한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환율이 요동쳤다. 그 이면에는 바로 최근 몇달간 지속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라는 우리 핵심 경쟁력에 대한 위험 신호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적자로 전환된 것이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한국의 부품·중간재·장비를 들여와 제조하는 방식으로부터 탈피해 최근에는 이를 스스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경제가 튼튼해도 예기치 않은 충격을 맞으면 하루아침에 위험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그래서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나온다. 경제는 어느 시점에서 이성의 영역에서 감성의 영역으로 전이되는 경로를 가진다는 뜻으로, 전이 과정을 겪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그 주요 기준이 되는 것이 무역수지다. 패닉바잉(공황구매),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쏠림현상과 같은 상황이 가급적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이런 위험이 일어나더라도 그 레짐(국면)의 관문인 임계점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화가 안전자산이 되면 경제위기에는 원화가 매력적이 되어 오히려 이득을 볼 기회가 열린다.

임계점이라는 것은 생명 현상에 비유하면 효소나 분비물질이 나오기 시작하는 점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 외부 충격이 너무 거대하면 안전자산의 국가조차도 거대한 쓰나미에 휩쓸려 속수무책이지만 일반적으로 겪는 경기변동에는 임계점까지 가지 않고 다시 균형으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가진다.

결국 경제가 임계점에 가서 레짐이 바뀌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치유책은 기본에 충실하고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장기적인 처방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은행의 상호의존적 글로벌 네트워크 즉, 방화벽 없는 지구촌이었음을 교훈 삼아 산업 경쟁력이라는 강력한 방어벽을 가져야 우리 원화가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

이덕희 (한국과학기술원 기술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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