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의 가을밤 정취.. '정동야행'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김윤주 기자 2022. 9. 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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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정동야행’ 행사장의 모습. 시민들이 개화기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의 교실을 재현한 ‘정동학당’에서 역사 수업을 듣는 체험을 하고 있다. 올해 정동야행 행사는 오는 23~24일 열린다./고운호 기자

달빛 아래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을 걸으며 가을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정동야행(貞洞夜行)’ 행사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서울시는 오는 23일과 24일 오후 5~10시 중구 정동 일대에서 ‘2022 정동야행’을 개최한다. 코로나로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작년에는 온라인 행사로 열렸다.

정동은 1㎢도 안 되는 작은 동네지만 덕수궁과 정동제일교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이화박물관(심슨기념관), 구러시아공사관, 구 대법원 청사(서울시립미술관), 구세군중앙회관 등 우리나라 근대 문화유산이 몰려 있다.

2015년 시작한 정동야행은 근대(近代)로 야간 여행을 떠난다는 아이디어가 화제를 모아 비슷한 행사가 인천, 수원 등 전국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2019년 이후에는 정동 일대 상인연합회, 대사관, 학교 등이 모인 서울정동협의체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정동야행이 열리는 이틀간 정동 일대 덕수궁과 박물관, 미술관 등은 야간에도 개방한다. 이화박물관에서는 유관순 열사 등 이화학당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다룬 ‘이화의 독립운동가들’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화가 천경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사거리에 있는 경교장에는 임시정부 당시 백범 김구의 집무실이 재현돼 있다.

덕수궁 돌담길 상설무대에는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예원학교 학생들의 기악 연주와 대한제국 시절 복장을 한 수문장의 취타대연주, 남산 봉수의식 전통무예팀의 ‘전통무예 플래시몹’ 등이 펼쳐진다. 국내 국악 그룹들이 연주하는 다양한 개화기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개화기 의상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정동 환복소’, 지역 공예품을 파는 ‘정동 잡화점’도 열린다. ‘정동 제작소’ 부스에서는 대한제국 시절 신문물(新文物)인 ‘싱거 미싱(재봉틀)’을 돌려 태극기 모양의 ‘컵 홀더’를 만들어볼 수 있다.

정동야행의 인기 프로그램인 ‘정동스토리야행’과 ‘영국·캐나다 대사관 투어’, ‘정동 학당 체험’은 예약이 마감됐다. 정동스토리야행은 전문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정동과 얽힌 근대사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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