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가짜설' 논박.. 북한 정치 권위자 서대숙 교수 별세

유석재 기자 2022. 9. 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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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 연구의 1세대 학자이자 국제적 권위자인 서대숙(91) 하와이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서대숙(91) 하와이대 명예교수

고인은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이주한 서창희 목사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1950년 연세대 정법대에 입학했고, 1952년 미국 유학을 떠나 텍사스기독교대와 인디애나대 대학원을 거쳐 1964년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 박사 과정 당시 영국 교수로부터 ‘한국에는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이 없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한국의 공산주의운동사를 연구했다. 1967년 프린스턴대에서 출간된 박사학위 논문 ‘조선공산주의운동사’와 1970년 컬럼비아대에서 나온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책들은 당시 한국에서 언급이 금기시되던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운동을 학술적으로 다룬 한편, 날조·미화된 부분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남북한 양쪽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로 지내야 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그에게 ‘민족적 양심이 있는 학자’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미국 휴스턴대·하와이대 교수와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이 돼서야 한국에 와 서울대 초빙교수, 연세대 용재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독립기념관에 항일독립운동 관련 자료 3700점을 기증해 ‘서대숙 문고’를 만들었고, 한신대에는 북한 자료 7000여 점을 기증했다.

2014년 본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박정희·김대중 때보다 낫다”며 “7·4 공동성명과 햇볕정책은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7·4 공동성명의 통일 3대 원칙과 관련, “북한 입장에서 ‘자주’는 미군 철수, ‘평화’는 남한의 군사력 증강 중지, ‘민족대단결’은 남한 내 반정부 세력의 강화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유족은 미국 변호사인 아들 모리스 서, 케빈 서 등이 있다. 장례예배는 다음 달 3일 LA 교외 웨스트레이크 빌리지 Pierce Brothers Valley Oaks-Griffin Mort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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