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접은 LG전자, 6G 기술로 자율주행 시장 노린다
최근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서
통신 신호 320m까지 전송 성공
“국내외 6G 연구 중 최장 거리”
차세대 사업 차량 전장 등에 활용
통신 특허로 로열티 등 수익도
LG전자가 최근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100㎓~10㎔)을 활용해 통신 신호를 300m 이상 전송하는 데 성공하는 등 6세대(6G) 통신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 위주로 무선통신 기술을 개발해 온 LG전자가 폰 시장 철수 이후에도 차세대 통신 기술을 놓지 않는 배경은 따로 있다. 자율주행 등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나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시대 등에 대비한 포석이란 평가가 나온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유럽 응용과학연구소인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함께 155~175㎓ 주파수를 활용해 실외에서 통신 신호를 320m 거리까지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6G 연구 중 가장 먼 거리에서 통신 신호를 송수신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 테라헤르츠 주파수는 6G 통신의 후보 대역 중 하나로, 실외 지역에서 상당한 양의 정보를 지연 없이 주고받는 데 유리하다. 다만 주파수 도달 거리가 짧고 안테나 송수신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심해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LG전자도 송신 전력을 끌어올리는 ‘전력 증폭기’와, 수신 신호 품질을 높이는 ‘수신기 소자’ 등을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LTE 단말 모뎀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3G, 4G(LTE), 5G 등 무선통신 기술에 투자해 왔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은 접었다. 그러나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에 대한 투자는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는 차량 전장사업에 6G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차량용 통신장비인 TCU(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 시장 점유율 1위다. 26년간 휴대전화 사업을 하면서 얻은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통신장비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양의 차량 정보를 빠르게 송수신해야 하는 자율주행 시대에 LG전자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허분석기업 렉시스넥시스IP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율주행 관련 유효 특허를 465건 보유해 국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차세대 통신 관련 특허로 부가 수익을 내는 장점도 있다. LG전자는 LTE와 5G 표준특허를 2만4000여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LTE 통신표준 특허를 이용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으로부터 로열티를 챙기고 있다. 또 지난 1분기에는 일회성 특허 수익으로 8000억원을 벌어들인 사실이 화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휴대전화 및 무선통신 관련 표준특허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사업 목적에 ‘특허 등 지식재산권 라이선스업’을 추가했다.
LG전자는 오는 23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6G 그랜드 서밋’ 행사를 열고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 무선 송수신 등 6G 분야 개발 성과 등을 발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6G로 가면 스마트폰 외에도 자동차, 드론 택시, 선박, 증강·가상현실(AR·VR)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선통신을 이용하게 된다”며 “6G가 본격화하면 다양한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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