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만 내다 원리금 상환 닥치자 급매물 급증
직·중개거래 혼재 시장가격 혼란
절반이상 하락거래.. 10년만 최대

급격한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전망이 더해지면서 불패시장으로 평가받던 서울에서도 수억원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는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역대급 거래 절벽 상황에 급매물 가격이 시세로 인식되면서 시장의 하향 폭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 1~2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 중 54.7%가 기존 거래 대비 낮은 가격에 팔린 '하락 거래'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직전 거래 대비 30% 이상 낮은 가격의 '급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적정 시세'가 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악구 '관악 현대' 116.72㎡는 지난 15일 9억32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한 달 만에 직전 거래(8월 19일, 10억6000만원) 대비 1억3000만원이 빠졌다. 신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4월 11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용산구 '청화아파트' 142㎡는 지난 2일 25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6월 28억원에서 3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호가 하락도 눈에 띈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11억~12억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는 '목동롯데캐슬위너' 79㎡는 최근 8억7000만원의 급급매물이 등장했고, 역삼동 '개나리SK뷰', 동작구 '래미안트윈파크' 등도 기존 거래 대비 1~2억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 해당 매물을 중개한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상승기 '영끌'을 통해 무리하게 집을 구매했지만 금리 상승에 대출 거치기간 종료까지 겹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돼 내야 하는 이자가 기존 대비 4~5배 늘어나 급하게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5~6년 전 집을 구매해 이미 시세 차익이 충분하다고 느끼고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처분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집을 팔고 전세로 살며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등 집을 최대한 빨리 팔아 버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거래나 호가 대비 2~3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급매물의 경우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 등에 공개되면 기존 시세를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강해 몇몇 중개소를 통해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개업소는 특정 실수요층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비공개 대화방을 통해 매수를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급급매물' 거래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등재되고, 여기에 가족, 지인간 거래 등 직거래 매물까지 섞이면서 '적정 아파트 시세'를 알기 어려워졌다. 지난 15일 매매계약이 체결된 용산구 '삼익아파트' 104.86㎡는 직전 거래(23억3500만원, 1월) 대비 약 6억원 낮은 17억72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달 신고가 대비 절반 수준인 15억원에 거래되며 주목을 받은 '디에이치자이개포' 84㎡ 역시 직거래였다. 이 단지는 올해 총 2건의 거래가 모두 직거래로 팔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직전 거래 대비 30% 낮은 가격의 거래는 국토교통부가 조사하는 '이상거래'에 걸리지 않아 취득세, 증여세 등 절세를 목적으로 하락 직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지난 1월에 직전 거래 대비 20% 낮은 20억원 수준에 직거래된 뒤 8월 다시 이보다 30% 낮은 가격의 직거래가 등장했는데 이런 방식이라면 30억짜리 아파트를 5억원에도 증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 가격의 직거래와 급매물, 급급매물 거래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적정 시세'가 사라지고 있다. 시세가 사라지면서 실제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가 불편을 겪는 등 시장 혼란도 예상된다. 용산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보통 손님이 집을 알아보러 올 때 최근 실거래가를 참고하는데, 최근 가격이 대폭 떨어진 거래가 늘면서 손님이 시세를 물어도 답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급매물과 달리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기존 고점 시기의 호가를 유지하고 있어 중개를 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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