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 든 포스코 최정우 회장 '사전대비 소홀' 비난 모면 홍보전
2주 고생 직원들보다 부각 시켜
3개월내 압연공장 가동 공언도
태풍 또 북상에 모래주머니 설치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포항제철소 태풍 '힌남노'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복구활동에 나섰다는 자료를 사진과 함께 18일 배포했다.
이번 피해에 대해 △사전대비 미흡 △피해 축소보고 △책임회피 등 경영진 책임론이 부각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복구활동을 하면서도 '천재지변'을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조사단 활동에 영향을 줄 의도로 풀이된다.
포스코 경영진은 이른바 '포스코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철강대란의 핵심 요인인 압연라인 침수에 대한 현황 보고를 초기에 누락했다는 당·정의 질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사태가 발생한 지 12일만에서야 최 회장이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사퇴론에 휩싸인 최 회장과 경영진을 방어하기 위한 이같은 홍보활동에 대해 포스코 안팎에선 "국민기업 포스코가 경영진의 회사로 전락했다"며 지탄을 쏟아냈다.
◇뒤늦게 호들갑 떠는 최정우 회장= 포스코는 최 회장이 주말인 지난 17일 포항제철소를 찾아 복구활동에 참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최 회장은 냉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가 컸던 압연지역 중 후판공장의 지하 설비 복구현장을 찾아 진흙과 뻘을 제거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 회장이 태풍 피해 이후 비상대책회의 등을 주재한 적은 있지만 복구 현장에 직접 참여한 것을 알린 건 처음이다.
포스코는 "누적으로 그룹사·협력사 등 8만명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면서도, 2주 가까이 고생하는 직원들보다는 최 회장의 활동을 집중 부각시켰다. 재무·감사통 출신으로 현장을 모르는 최 회장이 태풍대비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이번 사태가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라는 점을 되풀이했다. 최 회장은 "직원들의 모습과 현 상황을 바라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복구 작업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면서도 "천재지변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부터 피해현장 1차 조사에 들어간 정부 조사단의 활동에 영향을 주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복구에 집중할 때인데…"라며 포스코의 언론플레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힌남노가 예보된 상황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집중조사하고 있다. 한 포스코 직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냉천 범람은 지난 2016년부터 상습적으로 발생했다"며 "회사측이 예견할 수 있음에도 충분히 대응 못한 건 맞다"고 비판했다.
◇초기 축소보고가 논란 키워= 산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압연라인 피해 상황 등에 대한 현황 보고가 늦어지면서 결국 사태를 키우고 경영진 책임론까지 끌고 왔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총 9차례 보도자료를 냈다. 초기에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한 해명에 주력했고, 이후 고로와 변전소 정상화 계획을 집중소개했다.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지하층 압연 라인에 대해선 5일 뒤인 11일 피해상황을 처음 언급했고 지난 13일엔 복구 진척 현황을 알렸다.
이후 압연라인 정상화가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란 산업부의 브리핑이 지난 14일 나오자, 다음날 포스코는 "3개월내 단계적으로 압연공장 대부분이 재가동 될 것"이라고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피해 축소보고'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 16일에야 포스코는 "태풍 피해로 170만톤의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며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2.7% 수준인 2조4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봤다"는 자료를 내며 피해규모를 인정했다.
한편 14호 태풍 난마돌이 본격 영향권에 들어오면서 포항제철소는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비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번과는 다르게 수전변전소와 압연라인 주변에 모래주머니와 방수벽을 설치했다. 하역설비와 외부 크레인, 태풍 힌남노로 파손된 구조물, 대형 출입문을 결속해 강풍에도 대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힌남노로 파손된 구조물·폐자재를 결속하고, 건조중인 중요 기가재 상위층으로 보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대형출입문을 결속하고, 고소작업을 중지하는 등 강풍 대응을 위해 옥외활동도 금지시켰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폭우 대응을 위한 방안으로 상습침수지역 접근 금지, 주차 금지, 비상 발전기와 전력 케이블 주변 점검, 우수 유입이 우려되는 개소에 모래·방수벽 배치, 배수상태 확인 후 막힘부위를 관통시키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장우진·이상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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