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1년 새 2배 올라..金치 물량 부족 사태까지
잦은 비·일조량 적어 생산량 큰 폭 감소
우유·빵 공산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 전망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긴 장마와 폭우, 낮은 일조량으로 작황부진이 이어지면서 채소가격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김치가 벌써부터 ‘금(金)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춧값은 지난해보다 이미 2배나 올랐다. 포장김치는 온라인에서는 이미 품절 상태이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내달 우윳값 인상에 따라 카페라떼 등 일부 커피 제품 가격, 빵 등의 가격도 연쇄 인상 가능성이 있어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9월 배춧값(10㎏, 이하 도매가격)은 2만원으로 전년동월(1만1600원) 대비 72.4% 올랐다. 전월(1만4650원) 대비로도 35.6% 뛰었다.
김치 속 재료로 들어가는 무, 당근 가격은 2배 이상 뛰었다. 무 가격은 20㎏에 2만4000원으로 전년동월(9340원) 대비 157.0%, 당근 가격은 20kg에 6만원으로 1년전(2만8920원) 대비 107.5% 올랐다. 양배추 가격도 8kg당 7500원으로 전년(3750원) 대비 2배 인상됐다.
채솟값 급등은 날씨 영향에 농산물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잦은 비, 낮은 일조량 영향으로 무름병,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배추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4% 줄었다. 같은 기간 무 생산량은 21.0%, 당근은 10.7%, 양배추는 8.6% 일제히 감소했다.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대상(001680)은 내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대상 관계자는 “가뭄, 고온, 폭우 및 장마 등 기상 여건 악화 등으로 봄배추와 고랭지 배추 작황이 부진했고 무와 마늘, 양파 등 원재료도 고온에 따른 병충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인건비 및 국제유가 상승 등 제조 경비가 올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주요 원재료인 배추·열무·마늘 등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며 “배추는 전년 대비 2배 비싸지고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한국농협김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김장철 부담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는 포장 김치 품절 대란이 나타나고 있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비용보다 포장 김치를 사먹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늘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채솟값이 2배 급등했지만 대형마트에 공급되는 포장 김치 물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채솟값과 김치값만 문제가 아니다.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서민 대표 음식 라면 가격이 1년 만에 또 인상된 것이 대표적이다. 농심을 필두로 팔도·오뚜기가 줄줄이 라면 가격 10%대 인상 계획을 내놓으면서 마트에서 판매되는 봉지라면 가격은 1000원대로 올라섰다.
우윳값이 오르면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커피, 제빵, 빙과 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늘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식품 가격 인상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10월 물가 정점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늦어도 10월경에는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고 그 이후 서서히 안정화 기조로 갈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식품 업계는 환율 상승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원재료를 수입하는 업체들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물론 인건비, 물류비 등 여러 제반 비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며 “기업이 비용 부담을 떠안고 가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가격 인상 폭을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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