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만 쳐다보면 안 돼..시한폭탄은 유럽에도 있다"

김덕식 2022. 9.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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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경기침체 시달려
유럽비중 큰 美기업까지
실적 악화로 주가 어두워
이탈리아 총선 결과 따라
부채위기 재발 가능성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20~2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쏠려 있다.

미국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연준 못지않게 유럽 경제 동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리사 샬릿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근시안적으로 변했다"면서 "투자자들이 연준 정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데 유럽을 무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며,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미국 투자자들이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파이낸셜그룹 CIO는 "투자자들은 유럽 문제들이 어떻게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유럽연합(EU)과 영국의 경제를 합치면 약 20조달러로, 미국 경제의 약 25조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부크바 CIO는 특히 "유럽은 애플의 지난해 수익 중 25%에 기여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기업 수익의 20~25%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럽이 최근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유럽 익스포저가 큰 미국 기업일수록 주가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당장 이탈리아에서는 오는 25일 세계 경제를 뒤흔들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데즈먼드 라흐만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세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가중할 수 있는 이탈리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탈리아 경제는 그리스 경제의 10배이고, 국가 부채 규모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국가부채 비율도 매우 높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대에 이른다. 이 수치를 147%로 낮추는 것이 이탈리아의 올해 목표다. 더 큰 문제는 부채 문제가 이탈리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 뉴스레터 매크로컴퍼스를 발간하는 알폰소 페카티엘로는 "미국 투자자들은 특정 유럽 국가들만이 과도한 부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요 유럽 국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대국 독일의 우발 부채가 GDP의 100%를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침체가 거의 확실시된 유럽보다는 안전한 투자처"라며 "미국 기업 중에서 유럽에 익스포저를 갖는 곳보다는 사업의 대부분을 본국에 집중하고 있는 곳들이 앞으로 더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 노트에서 "미국 증시에 대해 투자자들이 갖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침체의 늪에 빠진 유럽에 비해 절대 기준으로나 리스크를 감안한 보상 수준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미국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경영진을 만나 영국 반도체 업체 ARM을 런던증시에 상장하도록 설득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뉴욕에서 ARM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ARM의 IPO 장소가 뉴욕에서 런던으로 옮겨진다면 런던 증시의 영향력이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ARM을 뉴욕과 런던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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